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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실업, IPO 동력 상실…5년 미뤄지나 밸류 상승 시 상속세 추가 부담…IB "2세 체제 구축 최우선"

이경주 기자공개 2020-03-04 15:13:2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6: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실업이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박연차 회장의 작고로 기업공개(IPO) 동력을 상실했다. 당장 2세인 박주환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부사장) 상속세 납부가 우선과제가 되면서 IPO 제반작업이 올스톱됐다.

업계에선 더 나아가 5년 내 IPO 재추진이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박 부사장이 상속세를 납부한다 해도 향후 IPO로 태광실업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상승분에 대한 세금을 추가로 내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박 부사장이 IPO는 장기적 과제로 미뤄두고 우선 2세 체제 구축에 힘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 회장 작고 한 달, IPO 올스톱…현금증여 계획 실패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현재 IPO 관련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지난 1월 31일 박 회장이 지병으로 작고한지 한 달여 지난 시점이지만 재개 움직임은 없다. A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사측에서 전혀 이야기가 없다”며 “내부적으론 IPO 계획을 접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B증권사 관계자도 “당면한 상속세 문제가 우선이기 때문에 IPO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고 답했다.

IPO 추진 동력이 사라진 탓이다. 태광실업은 박 회장이 앓고 있던 지병(폐암)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중순 IPO를 결정했다. IPO로 가업승계를 마무리 하려던 계획이었다. 지난해 8월 주관사를 선정하고 바로 기업실사를 진행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박 회장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태광실업 지분 55.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대주주는 장남인 박 부사장으로 39.46%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딸들인 박선영 씨(1.41%), 박주영 정산애강 대표(0.83%), 박소현 태광파워홀딩스 전무(1.28%) 등이 소수지분을 들고 있다.


IB업계에선 박 회장이 IPO로 태광실업 보유 지분가치를 극대화시키고, 구주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박 부사장 등에게 증여할 것으로 봤다. 현금증여는 세부담이 큰 승계방법이다. 저평가 상태인 비상장 지분을 증여하는 것이 세금 측면에선 유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금증여를 택한 건 자녀들 자금활용 폭을 넓혀 주기 위한 것이란 게 IB업계 관측이다. 국내 대다수 상장사 대주주들은 유통시장에서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지 못한다.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데다 책임경영 의지가 없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IPO 구주매각이 주식자산을 현금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된다. 박 회장이 IPO를 승계방법으로 택한 배경이다. 박 부사장 지분율이 39.46%에 이르기 때문에 박 회장이 구주매각으로 자금회수(엑시트)를 해도 경영권을 유지하기엔 부담이 없었다.

◇상속 개시, 6개월 내 세 납부

하지만 박 회장이 작고하면서 현금증여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가장 큰 IPO 목적이 사라진 셈이다. 이제 태광실업 일가에게 가장 큰 당면과제는 상속세 마련이 됐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르면 박 회장이 작고한 날(1월31일)이 상속개시일이 된다. 피상속인(박 부사장 등)은 상속개시일로부터 6개월 째 되는 달 말일까지 상속세를 신고하고 일부를 납부해야 한다.

상속세 규모는 상증세법에 따라 1주당 가치를 시가로 재평가해 정해지게 된다. 기업의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가중평균으로 계산하는 보충적 평가방법 등이 사용된다. 공인된 외부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주당 가치가 있다면 참고가 될 수 있다.

가장 최근은 2013년 11월 진행된 14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당시 밸류다. 신주 가격이 주당 420만2371원으로, 전체 발행주식수(신주 포함) 10만155주에 주당가격을 곱한 밸류는 4208억원이었다. 2018년 당기순이익이 2026억원으로 2013년(311억원)보다 7배 가량 늘었기 때문에 상증세법에 따른 밸류도 그만큼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세율(50%)을 감안하면 박 부사장 등이 부담해야 세금은 수천억원 단위로 추정된다. 박 부사장 등은 보유 현금이 부족할 경우 5년간 6번에 걸쳐 나눠 내는 연부연납 제도나 물납(지분 현물 납부)을 택할 수 있다.

◇5년 내 IPO 시 추가 세부담…2세 체제 구축 급선무

현재 상황은 IPO 재추진을 힘들게 한다. 추가로 세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상증세법은 피상속인이 주식을 상속 받았을 경우, 그 취득일로부터 5년 이내에 그 주식 상장으로 차익이 생기면 추가적인 상속세를 과세하도록 돼 있다.

추가되는 세금은 막대할 수 있다. IPO 밸류는 시장에서 최대 5조원이 거론됐다. 5조원 밸류 평가시 고 박 회장 지분(55.39%) 가치는 2조7000억원이다. 상속세는 조단위에 이르게 된다. 박 부사장이 추가로 세금을 수천억원 더 내야 할 수 있다.

때문에 IPO가 중장기 과제로 미뤄질 것이라고 일부 IB는 주장한다. 상증세법 규제를 받게 되는 5년 내에는 최소 IPO를 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박 부사장 입장에선 이미 현금 확보가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에 IPO가 급하지 않게 됐다”며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게 1순위 과업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경영진들은 아버지 세대 사람들”이라며 “자신의 색깔을 입혀가며 태광실업 경영을 안정화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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