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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중공업 윤지원 체제 2년]경영자 역량 평가 시험대 M&A 시너지는 '아직'③윤지원 부사장 그룹 내 상장사 3곳 모두 '보드멤버'…조선사 발주량 의존적 사업 구조

성상우 기자공개 2023-11-24 07:57:36

[편집자주]

세진중공업 오너십이 2세로 승계된 지 2년이 넘었다. 세진중공업을 주축으로 2010년대 후반부터 연달아 단행된 M&A로 그룹 덩치는 어느 때보다 커졌다.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그룹 차원의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진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재도약에 나선 세진중공업에게 있어 기회 요인과 한계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진중공업은 오너 2세인 윤지원 부사장 체제로 넘어오면서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웠다. 현재 보유 중인 두 곳의 상장사 모두 윤 부사장이 M&A를 이끌었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 설계도 그의 주도 하에 이뤄졌다.

지난해 성과는 세 곳이 합쳐진 완전체의 첫번째 시험대였다. 무난히 안착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수년만에 처음으로 조선업황이 일제히 반등했던 시기다. 온전히 경영자의 역량에 의한 실적 개선이라기보단 업황 개선에 의한 효과가 더 컸다.

지난해 모처럼 실적 반등을 이뤘지만 올해 성적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상장사 3곳의 시가총액 합계 역시 M&A 이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윤 부사장은 세진중공업을 비롯해 일승, 동방선기 3곳에 이사회 멤버로 등재돼 있다. 그룹 중추이자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세진중공업에서는 사내이사(상근) 및 부사장직을 맡아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일승과 동방선기에서는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 사내이사(비상근)를 맡아 이사회에 참여 중이다.

지분구조상 세 곳을 모두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영 일선에도 윤 부사장이 직접 참여하는 구조다. 본인이 직접 M&A부터 인수 후 통합(PMI) 작업까지 주도한 만큼 각별한 관심을 두고 모두 챙기는 모양새다. 세 곳 모두 보드 멤버 진입 이후 참석률이 100%일 정도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인수한 동방선기는 윤 부사장이 부친 윤종국 회장으로부터 그룹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받은 직후 첫 번째로 추진한 딜이다.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세진중공업 종합기획실에서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 작업을 병행해 오던 윤 부사장의 대외적 첫 작품인 셈이다. 4년째 적자에 시달리던 기업을 100억원 규모 현금을 지출해 인수하는 것이 세진중공업에게 다소 모험이었지만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또 다른 상장사 일승의 경우 6년 전인 2017년에 인수한 곳이지만 당시에도 윤 부사장이 상당 부분 관여했다. 윤 부사장이 이미 윤 회장(지분율 33.64%)을 잇는 2대 주주(지분율 30.27%) 지분을 확보한 시점으로 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다. 내부적으로는 미등기임원이긴 하지만 종합기획실 소속 전무로 전략 기획 업무의 상당 부분이 그의 주도로 재편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일승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일승은 인수된 지 4년만인 2021년에 코스닥에 입성했는데 상장 작업 역시 윤 부사장이 주도했다. 결과적으로 '세진중공업-일승-동방선기'로 이어지는 상장사 중심 그룹 지배구조의 뼈대가 윤 부사장의 주도하에 나온 셈이다.

일승의 코스닥 상장과 동방선기 인수가 이뤄진 이듬해인 2022년엔 세진중공업 그룹의 상장사 3곳 모두가 별도기준 실적 개선을 이뤘다. 다만 이는 조선업황의 회복기 진입에 따른 구조적인 실적 개선 효과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전방산업의 주요 고객사 발주량이 늘어난데 따른 당연한 실적이었던 셈이다. 윤 부사장의 경영 역량을 가늠해보려면 올해 이후 성장세의 유지 여부와 M&A를 통해 구축한 3사 시너지의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사의 올해 실적 흐름은 기대에 못 미치는 양상이다. 전체 지배구조의 중간고리인 일승의 경우 상반기 누적 별도 매출이 140억원대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실적을 낸다고 가정할 경우 연매출은 4년만에 200억원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상반기말 누적 4억원으로 부진하다.

동방선기는 상반기 누적 130억원대 매출을 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200억원 중반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이다. 연간 순이익도 10억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세진중공업그룹 편입 이후 간신히 흑자 전환은 이뤘으나 유의미한 외형 확대 및 이익 성장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내부 매출 구조를 보면 일승과 동방선기의 그룹 편입효과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기준 일승의 세진중공업향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약 7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동방선기의 경우 같은 기간 세진중공업향 매출만 보면 2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일승, 세진이노테크 등 관계사 전체에 대한 매출 총액을 보면 50억원에서 30억원으로 40% 가량 줄었다.

인수 당시 염두에 뒀던 3사간 시너지 효과가 아직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타 사업부문 없이 조선업 기반의 수직계열화가 구축된 탓이다. 그룹 전체 사업이 전방 산업 플레이어인 메이저 조선사들의 발주에 의존하고 있어 이들로부터의 일감이 떨어질 경우 손실분을 보전해 줄 캐쉬카우가 없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발주처인 조선사들이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가 제한돼 있어 수주가 늘어난다해도 연간 납품 물량은 제한적”이라며 “드라마틱하게 늘어나진 않더라도 매년 어느 정도의 최소 물량은 당분간 안정적으로 보장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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