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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는 지금]무너진 아성, 독된 '직판' 중심 사업전략①2001년 최대 매출 이후 '부진' 지속, 신규 사업전략은 '직판+디지털'

김혜중 기자공개 2025-02-03 07:58:37

[편집자주]

방문판매의 신화로 1990년대 국내 3대 화장품 회사로 꼽혔던 코리아나. 2000년대 로드숍의 등장과 함께 침체된 실적은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K뷰티 호황이 지속되는 현 상황에도 쉽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턴어라운드를 위해 성장의 근간이 됐던 '방문판매'에 인공지능을 결합시키는 등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더벨은 코리아나의 경쟁력을 조명하고 향후 청사진과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4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아나는 1990년대 '방문 판매' 신화를 써 내려가며 창립 10여년 만에 연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화장품 유통 채널이 로드숍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 속 방문 판매는 경쟁력을 잃었고, 코리아나 역시 부진에 빠졌다.

최근 K뷰티 호조 속 뷰티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코리아나에서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직판 중심 구조에서 온라인·수출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으며 방문 판매에 디지털을 접목시켜 과거의 성공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방문 판매’로 써내린 짧은 전성기, 2000년대 들어 지속된 ‘부진’

코라아나의 시작은 1988년이다. 동아제약 공채 출신인 유상옥 회장은 코리아나의 전신인 ‘사랑스화장품’을 창업하고 화장품 유통사로 출발했다. 동아제약 시절의 인연을 바탕으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지원을 받아 웅진그룹의 계열사로서 안정적인 자본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창업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유 회장은 회사의 정체성을 재정립한다. 화장품 유통사보다는 직접 국내 명품 화장품을 제조하는 제조사이자 브랜드사로 방향을 설정하고 ‘코리아나화장품’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경기도 소재 50평 남짓한 공장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코리아나는 ‘직접 판매’ 구조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 점포 판매보다는 고객을 만나 거래하는 직접 판매를 채택했고 외상이 아닌 현금거래, 가격 준수, 유통경로별 제품 차별화와 철저한 교육 등의 4대 영업전략이 성장의 기반이 됐다. 당시 코리아나의 매출 중 직접판매 방식이 80%를 상회했다.

그 결과 창립 5년만인 1993년 코리아나의 매출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고 1994년에는 서초구 서초동으로 본사를 옮겼다. 1995년에는 연구소를 준공해 브랜드의 제품력을 위한 연구개발을 가속화시켰고, 1996년 매출액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1999년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했고 비슷한 시기 외환위기를 거친 웅진그룹은 코리아나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독자 경영에도 나서게 된다.


다만 코리아나는 2001년 연매출 3436억원, 영업이익 345억원을 기록하면서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진다. 2000년대 초중반 화장품 시장이 로드숍 중심으로 재편된 영향이었다. 길거리에서 손쉽게 다양한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자 방문판매 전략을 이어온 코리아나의 매출은 빠르게 감소했다.

이후 사드 이슈와 코로나19라는 겹악재를 겪으면서 코리아나의 최근 분위기는 더욱 침체될 수밖에 없었다. 해외 사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했고 여전히 방문 판매 중심의 유통 구조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영업활동에도 제약이 생겼다. 2019년 11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20년 867억원으로 21% 감소했다.

◇매출 구조 손본다, ‘온라인·글로벌’ 주목

리오프닝에도 코리아나는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5억7943만원으로 10% 줄어들었다. 2024년 화장품 수출액이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K뷰티 열풍이 불어 오는 상황 속 코리아나는 업계 호조로 인한 수혜를 보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3분기말 코리아나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여전히 직판 비중이 18%로 온라인 14.4%를 상회한다. 과거 매출액 3000억원을 돌파할 당시 대부분의 매출이 직판으로부터 나오던 시기와 비교할 때는 채널이 다변화됐지만, 여전히 직판 중심 구조를 고수하고 있는 양상이다.


다만 코리아나도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19년 4.4%에서 올해 3분기 14.4%까지 10%p가량 늘렸다. 라비다몰 등 자사 온라인몰의 비중을 높이고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면서 매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해외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수출 비중 역시 2019년 18%에서 2024년 3분기 27.6%로 증가했다. 중국 시장 내 생산시설을 마련했고 현지 영업망을 구축했고 올 3분기 중국 시장에서만 매출 129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을 거점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 뿐 아니라 남미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의 진출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성기를 이끌었던 직판 구조도 다듬는다. 신직판 시스템인 ‘라비다샵’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방문 판매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접목시켰다. 온라인 플랫폼 채널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방문 판매의 시공간적 제약을 상쇄하고 구매자·판매자 간 간극을 메꿔 매출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코리아나 관계자는 “주 매출 창구였던 방문 판매 영업 시스템이 온라인 중심 신직판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자리를 잡는 과도기”라며 “신직판 플랫폼 라비다샵은 현재 대리점 40개 개설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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