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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 자금조달 리포트]'지배구조 리스크' 경고…우리금융F&I, 조달 다변화 과제③은행 차입금 의존도 95%→37%, 회사채·CP 비중 확대

김보겸 기자공개 2025-05-02 11:13:4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07시5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F&I는 2022년 우리금융지주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출범한 부실채권(NPL) 투자 후발주자다. 그룹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자산을 늘려 왔다. 지난해에는 출범 2년 만에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성공하며 재무안정성도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우리은행 자금을 활용한 우리금융F&I 우회 지원을 지적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그룹 전체의 위험이 커졌지만 지주사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일부 반박하는 의견도 있지만 우리금융F&I 입장으로선 금감원 지적을 계기로 은행 차입에 치우친 자금조달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금감원, 은행 중심 차입구조 문제삼아

올해 2월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 검사 결과를 통해 우리금융F&I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한 후순위 NPL 채권을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점을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를 "금융지주회사법상 부실전이를 방지하기 위한 신용공여 제한 규정을 SPC를 통한 우회 방식으로 회피했다"고 판단했다. 실제 우리금융F&I는 2022년 1300억원, 2023년 2200억원 등 총 3500억원 규모의 우리은행 차입을 통해 외형을 빠르게 확장했다. 그 결과 자산규모는 2022년 말 3361억원에서 2024년 말 기준 1조2519억원으로 급증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조달 구조가 우리금융그룹 내 신용 리스크와 부실전이 위험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하는 주요 근거로 삼기도 했다.

◇업계 반박…"초창기 F&I, 차입 조달이 일반적"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지적에 일부 반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NPL 전업투자사 고위 관계자는 "초기 설립된 F&I 회사들이 레버리지를 활용해 외형을 키우는 것은 일반적인 자금조달 방식"이라며 "은행 대출이나 SPC 구조를 통한 자금 조달 역시 테크닉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담보로 대출해 준 NPL 자산이 금감원 지적사항처럼 금융지주 전체의 리스크를 높이는 고위험 자산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NPL은 기본적으로 할인된 가치로 취득되는 만큼 대출금 대비 담보가치가 충분히 확보돼 있다는 것이다. 가령 부실채권의 장부가가 1000억원이라면 통상 800억원 수준으로 평가 후 선순위 기준 담보대출비율(LTV) 40~50% 정도를 적용해 400억원을 대출받는 구조를 취한다.

이 경우 자산가치 하락 리스크가 존재하더라도 채권 전액인 400억원 이상을 초과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금융F&I가 담보로 제공한 NPL 자산은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유동화된 매물로 위험성이 과도하게 부각됐다는 것이다.


◇은행 차입금→회사채·CP로 자금조달 다변화 노력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금융F&I는 조달구조 다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2022년 출범 당시 총 시장성 조달액 420억원 중 95.2%가 은행 차입에 의존했다. 2023년에는 시장조달 총액을 4982억원으로 늘리고 이 중 은행 차입금 비중을 53.1%(2647억원)로 낮췄다. 같은 해 회사채 발행을 통해 1796억원(36%)을 조달하면서 시장성 조달 비중을 확대했다.

2024년 들어서는 이러한 구조 개선이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시장조달 총액은 911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은행 차입금 비중은 37.2%(3389억원)로 더 낮아졌다. 반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조달은 46%(4192억원), 기업어음(CP)을 통한 조달은 16.5%로 각각 늘어났다.

특히 조달구조 중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은행 차입금 비중을 줄이고 회사채 및 단기사채 비중을 확대해 조달 효율성을 높이려 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 한국신용평가가 우리금융F&I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0(안정적)로 한 단계 상향한 건 긍정적이다. 향후 시장성 자금조달 확대에 있어 비용 부담을 한층 덜어냈기 떄문이다. 신용등급이 높아질수록 회사채 발행 금리 등 조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다양한 투자자 기반을 확보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실제 시장조달 구조의 변화는 우리금융F&I의 등급 상향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설립 초기 전체 조달구조의 95%를 차지했던 은행 차입금 비중은 2024년 현재 37.2%까지 축소됐다. 동시에 시장성 조달 비중도 꾸준히 증가세다.

조달구조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조달 만기가 다소 단기화한 점은 과제다. 2024년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전체의 70%인 6289억원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은행 차입금 연장 가능성 및 자금시장 접근성, 계열 미사용 한도와 NPL 투자자산의 현금 유입 스케줄 등을 고려할 때 단기 유동성 위험은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우리금융F&I는 은행 차입금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회사채 및 CP 등 시장성 조달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할 숙제를 안았다. 현재 A0 수준인 신용등급을 추가로 상향하는 것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단기차입 중심 구조를 점진적으로 장기화하고 투자자 저변 확대를 통해 자금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강화해야 할 필요도 있다. 특히 이번 금감원 지적사항을 계기로 계열사 간 신용공여 규제 준수를 보다 철저히 하고 외부 조달 확대를 통해 독립적인 자금운용 능력을 키우는 것도 과제다.

NPL업계 한 관계자는 "F&I 사업 특성상 초기에는 그룹 계열 지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독립적인 조달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며 "우리금융F&I도 빠르게 조달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어 향후 시장 내 입지를 제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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