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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 자금조달 리포트]대신F&I, 공격적 투자에 단기조달 확대…NPL 매입 '적기 대응'④연 1.4조 투자 속 단기차입 비중 상승…기업어음 등 활용

김보겸 기자공개 2025-05-02 11:41:13

[편집자주]

부실채권(NPL) 전업투자사의 성패는 자금조달에서 갈린다. 얼마나 싸게,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달하느냐가 수익 실현으로 이어진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NPL 전업투자사의 영업 역량이다. 5개 주요 NPL 전업투자사의 조달경쟁력을 통해 이들이 처한 현실과 전략 과제를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4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신F&I가 부실채권(NPL) 전문 투자사 중에서도 단기성 차입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지난해 기업어음(CP) 조달이 전체 시장 조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했다. 대신F&I 측은 적정 수익률의 NPL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적기라는 판단에 따라 단기 차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대신F&I는 NPL 투자 시장의 사이클에 맞춰 조달 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왔다. 특히 2023년 하반기부터 NPL 매각 물량이 확대되고 입찰 경쟁이 완화되면서 본업인 NPL 투자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계열 NPL 전업투자사들이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부담으로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기 어려운 가운데 대신F&I는 시장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CP 중심 단기자금 조달을 늘리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2023년 이후 NPL 투자 2배 이상 확대…조달구조도 변화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단기물 중심 조달전략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향후에는 일정 부분 장기채 조달 비중을 늘리고 만기구조를 다변화하는 전략적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F&I의 자금조달 구조를 보면 최근 몇 년간 단기차입 의존이 심화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대신F&I의 시장 조달 차입부채 3조910억원 가운데 기업어음(CP)이 1조7946억원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한다. 이는 2022년 49%, 2023년 53%에서 점진적으로 상승한 수치다. 회사채(7775억원)와 은행 차입금(5189억원) 비중을 크게 앞선다.

특히 올해 들어 시장조달에서 CP 비중은 60% 가까이 증가했다. CP는 전액 만기 1년 미만인 초단기성 자금이다. 차입금 만기가 짧아지면 차환과 상환 주기가 짧아져 유동성 부담이 가중된다. 실제 대신F&I의 차입부채 중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비중은 77.7%에 달한다. 이는 업계 평균(67.9%)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대신F&I가 단기물 중심 조달전략을 강화한 배경에는 조달금리 절감이 있다. 통상 CP 금리는 회사채보다 낮고 은행 차입금보다도 저렴하다. 실제 지난해 대신F&I의 CP 금리는 3.70%~5.33% 사이에서 형성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신규 발행한 회사채 평균금리는 4.6%로 CP 대비 1%포인트 이상 높았다. 은행 차입금은 2.51%~6.80%로 변동성이 컸다.

특히 신용등급이 A0로 동급인 경쟁사 우리금융F&I에 비해서도 회사채 조달금리가 높다는 점은 부담이다. 2023년 기준 대신F&I의 신규 발행 회사채 평균금리는 4.6%로 우리금융F&I(3.77%)보다 약 80bp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장기채 조달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단기채로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NPL 시장 확대에 맞춰 조달을 늘린 영향도 컸다. NPL 시장 규모가 2조원대에 그치며 전업투자사간 매입 경쟁이 치열했던 2022년에는 대신F&I가 연간 2500억원 수준 물량에만 투자했다. 그러나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5조원대로 커지며 입찰 경쟁이 완화되자 투자 규모를 대폭 늘렸다. 2023년 한 해에만 7200억원, 2024년 들어서는 1조4000억원 이상의 NPL 자산을 신규로 인수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CP 등 단기차입금을 우선 조달했다는 게 대신F&I 측 설명이다. 대신F&I 관계자는 "단기물로 투자자금을 마련한 뒤 3~6개월이 지난 시점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를 장기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라며 "회수된 투자자금으로 단기물 상환에 활용하며 조달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모채 시장 복귀 성공…"점진적으로 만기 장기화 기대"

대신F&I의 채권시장 평판은 과거에 비해 개선됐다. 지난 2015년 공모채 발행 당시 전량 미매각 사례를 겪었지만 2021년과 2023년 연이어 공모채 시장에 복귀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3월에도 154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2년물 910억원은 3.541%, 3년물 630억원은 3.762%로 민평금리 대비 각각 29bp, 30bp 낮은 수준에서 발행됐다.

특히 발행한도(1600억원) 거의 전액을 채운 점은 시장 신뢰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단기채 비중을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전히 장기물 조달비용이 부담스러운 만큼 단기물 비중을 줄이지 못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대신F&I는 투자한 NPL 자산을 회수해 차환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회수 속도가 계획 대비 지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 회수가 늦어질 경우 단기차입 비중이 높은 대신F&I의 유동성 리스크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신F&I는 현재 보유 현금과 미사용 차입한도, 투자자산 회수 가능성을 고려할 때 만기 도래 부채 상환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거나 자금시장 경색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 위험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신F&I는 향후 만기구조가 다변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신F&I 관계자는 "2022년부터 회사채 발행 잔액이 해마다 2000억원씩 늘고 있다"라며 "이를 감안하면 올해부터는 단기물 비중이 점차 축소되고 장기 조달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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