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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s View]'트럼프 관세전쟁에' TSMC는 낙관론 폈다삼성전자, 생산지 이전도 검토…SK하이닉스 '영향 적다'

홍다원 기자공개 2025-05-15 08:12:41

[편집자주]

시장 전체를 '숲'으로 본다면, 시장 속 플레이어들인 개별 기업들은 '나무'입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개별 기업이 숲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창구입니다. CFOs View는 기사 형식으로 담아내기 부족했던 CFO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는 콘텐츠입니다. 금리·환율·제도 등 매크로한 이슈를 비롯해 재무, 인수·합병(M&A), 주가, 지배구조 개편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CFO들의 발언을 THE CFO가 전달합니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07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opic]

국내외 반도체 기업의 2025년 1분기 실적 및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따른 전략

[THE CFO's Summary]

국내외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었습니다.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정책에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데요. 특히 트럼프는 앞서 철강·알루미늄, 자동차·관련 부품 수입에 25% 관세를 매긴 것에 이어 반도체 업종에도 품목별 관세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발표회에서도 관세 부과에 따른 대응책이 주요 화두였습니다. 두 기업은 잠정 실적 발표와 함께 향후 전망을 내놨는데요.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오는 2분기부터 관세 리스크가 본격화되는 만큼 각 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사업부장들의 고민이 담겼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1405억원, 영업이익 6조685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매출은 25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3조1000억원) 대비 9%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8000억원 감소한 1조1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입니다. 특히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은 42%로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업계에서 1분기가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두 기업 모두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2분기부터입니다. 오는 2분기부터 관세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현재 미국은 일부 품목에 대해 90일 간 보편관세를 유예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주요 품목은 일단 제외된 상태인데요. 그러나 품목별 관세 조사가 여전히 예고돼 있기 때문에 향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반도체) 관세는 머지않아 시행될 것이다. 철강과 자동차, 알루미늄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고, 수많은 다른 것들도 가까운 시일 내 (관세 부과를) 시행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관세에 대비하고 있음을 실적발표회를 통해 언급했는데요.삼성전자는 글로벌 생산 체계 활용 등 생산 최적화를 위한 시나리오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관세로 인한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모바일 부문에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고 가전 부문에서는 생산지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는 우려하는 것보다 관세 영향력이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삼성전자를 비롯한 TSMC와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이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완제품이 아닌 핵심 부품입니다. 메모리 제품은 미국 외 지역을 거쳐 최종 제품으로 조립되는데요. 관세 부과 기준인 미국 직수출 비중을 고려하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글로벌 무역 혼란이 예상되면서 고성능 반도체 재고를 비축해 두려는 미국 기업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TSMC는 매출 8392억5000만대만달러(약 36조6700억원), 순이익 3616억대만달러(약 15조78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6%, 60%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최고 실적입니다.

TSMC 역시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AI 수요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며 2분기 매출을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TSMC는 2분기 매출을 284억달러(약 38조4000억원)에서 292억달러(약 39조4000억원)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208억달러(약 28조800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습니다. 인텔은 1분기 126억7000만달러(약 17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본 TSMC와 달리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았는데요.

미국 기업인 인텔도 관세에 따른 우려를 피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은 2분기 매출 예상치로 112억달러(약 15조1200억원)에서 124억달러(약 16조7400억원)를 제시했습니다. 시장 예상치인 128억달러(약 17조2800억원)보다 낮춰 잡으며 불확실성을 반영했습니다.

인텔은 관세 부과로 인한 IT 제품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제조된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수입 가격이 올라 수요가 줄어든다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했던 AI 확산 프레임워크(Framework for AI Diffusion)를 폐지하고 새로운 규정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에 중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 대한 AI 칩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견제하려는 목적입니다.

실제 인텔은 중국 고객사들에게 AI 칩 중 일부를 판매하는데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이 제한된다면 인텔도 손실을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 부사장

"관세 부과 가능성 상존…생산지 이전 검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정책은 구체적인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스마트폰, 반도체, 태블릿 등 삼성의 주요 제품이 상호관세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품목별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주요국 통상 정책을 예의주시하며 관련국과 긴밀히 소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하고자 노력 중이다. 글로벌 생산 거점과 고객 관리 역량을 활용해 사업부별 수익성 극대화를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은 반도체 파생 상품 관세 부과시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엣지 신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와 가전(DA) 사업부는 필요하다면 일부 물량의 생산지를 이전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해 관세 영향 최소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 부사장

"영향 최소화로 대응…메모리 수요 변함없다"

미국 고객향(법인 소재지 기준)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60%로 높은 상황이지만 관세 부과 기준인 미국에 직접 수출 비중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관세 부과는 미국으로 선적되는 물량에 적용된다. 본사를 미국에 두고 있는 고객이라 하더라도 제품 선적은 미국 외 지역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관세 우려에 따른 메모리 수요 감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분기에도 여전히 국가별 관세와 관세 부과 대상 등 세부 내용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고객들 역시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낮아 풀인(재고 비축) 수요의 규모가 재고 조정을 우려할 만큼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AI 서비스 확대로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딥시크가 기폭제가 돼 앞으로 AI 개발 및 응용이 확대되며 이에 따른 메모리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공급 안정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향후 관세 발효 시점에 따라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웬델 황(Wendell Huang) TSMC CFO

"관세 정책은 변수지만 AI 수요 탄탄할 것"

1분기 실적은 스마트폰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았음에도 AI 관련 수요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일부 상쇄됐다. AI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 관세 정책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분기로 접어들면서 업계를 선도하는 3나노와 5나노 공정에 대한 강한 수요가 사업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고객사들의 행동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관세 정책의 잠재적 영향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위험은 존재한다.

최종 시장 수요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신중하게 사업을 운영해 나갈 것이다.

데이비드 진스너(David Zinsner) 인텔 CFO


"칩 비축 덕에 매출 올랐지만 2분기 전망은 보수적"

관세 우려가 커지면서 고객들이 인텔 칩을 미리 비축하면서 1분기 매출이 증가했다. 이에 2분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2분기 전망을 낮춰잡은 것은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 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거시 경제 환경이 반영된 것이다.

향후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와 운영 비용을 절감한다. 올해 운영비용을 기존 목표치인 175억달러에서 170억달러로 내렸고 설비투자(Gross Capex)를 위한 비용 목표치도 200억달러에서 180억달러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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