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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아주IB 대표의 도전

길진홍 벤처중기부 부장공개 2018-11-21 08:26:15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9일 08: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뜻밖이었다. 상장 철회를 얘기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그의 입에서 전혀 다른 말이 나왔다. 외인 자금 이탈로 국내 주식시장이 초토화되고 하루하루 '블랙데이'의 공포가 엄습하던 10월의 끝 무렵. 기관 수요예측을 보름 남짓 앞두고 서울 역삼동 집무실 테이블에서 마주한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는 아직은 상장을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대신 아주그룹 금융계열사이면서 국내 1호 벤처캐피탈인 아주 IB투자의 상장이 갖는 의미를 말했다. 대외적인 시장 상황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예고된 참패. 이어 다가온 기관 수요예측에서 쓴맛을 봤다. 공모가가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주당 1500원으로 책정됐다. 기업가치로 환산하면 1800억원이다. 당초 기대치(3000억원)와 격차가 40%가량 벌어진다. 결국 공모 물량을 축소해 개인과 기관 청약을 받는다. 거래소 심사 당시에 비해 30% 이상 공모 물량을 줄이는 수모를 감수했다. 그사이 상장을 철회할 기회가 한차례 더 있었으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자산 1조 5000억원, 5년 연속 대규모 영업이익과 순이익 흑자달성. 2000년 이후 편드 청산 성과가 IRR 기준 20%에 달하고 최근 5년간 상장사 평균을 초과하는 배당을 실시한 벤처캐피탈. 양적이나 질적인 면에서 이미 상장했거나 상장을 준비 중인 벤처캐피탈과 체급이 다르다. 시기적으로 때를 잘 만나면 두 배 이상의 몸값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를 포기했다. 스스로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을 놓치고 체면을 구겼다. 우리의 상식으로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공모는 그저 이벤트에 불과하다" 아주IB투자의 수장으로 상장 실무를 주도한 김 대표는 그저 담담하다. 여러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강행한 이유는 향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비록 지금은 찬밥 대우를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정한 기업가치를 되찾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모는 그저 시장 진입을 위한 형식적 절차일 뿐이다. 개인과 기관 등 신규 주주들에게 편입 문턱을 낮추는 순기능 역할도 고려됐다. 저가에 주식을 공모해 훗날 주가 상승으로 돌려주는 게 그 반대의 시나리오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이런 자신감은 펀더멘털과 오랜 업력에서 비롯된 양적·질적 성장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다. 아주IB투자는 2013년부터 바이오 중심의 글로벌펀드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올해는 순수 민간자금을 기반으로 1200억원 규모의 3호펀드를 내놨다. 내년에도 후속 펀드가 나올 예정이다. 이미 다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시장에 첫발을 뗀 아주IB투자의 내년 이맘께 주가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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