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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랩 비즈니스 돋보기]NH증권, '물오른' OCIO 비즈니스 '선두자리' 지킨다①리테일 랩어카운트 시장 '낙관'...중위험·중수익 대표상품 육성 '총력'

김수정 기자공개 2020-02-27 13:04:29

[편집자주]

랩(wrap account) 운용부는 고유자금운용부서와 더불어 증권사의 양대 운용조직이다. 사내 리서치센터나 외부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기관과 개인고객 자산을 운용한다. 증권사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외부위탁운용(OCIO)도 랩에서 출발한 비즈니스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객 자산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랩운용역의 업무는 사실상 펀드매니저 업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동안 자산관리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랩어카운트가 사모펀드의 위기 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각 증권사 랩운용부와 관련 비즈니스의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4일 14: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NH투자증권 랩운용부는 외부위탁운용(OCIO) 수탁고 규모를 50% 이상 늘렸다. 시장에 나왔던 OCIO 입찰 물량의 절반 가량을 휩쓸었다. 그간 꾸준히 쌓아온 트랙 레코드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OCIO 시장을 확실히 선점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리테일 랩어카운트 비즈니스에서도 한동안 이어진 침체기를 벗어나 재기의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 일임 운용에 무게를 두는 동안에도 꾸준히 트렌드에 맞는 리테일 상품을 마련하고 성과가 저조한 상품들은 정리했다. 앞으로는 장기간 꾸준히 수익을 내는 중위험·중수익 랩을 대표 상품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OCIO 수탁고 지속 확대…정형화된 운용체계 강점"

NH투자증권 랩운용부는 신탁운용부와 함께 고객자산운용본부에 소속돼 있다. 랩운용부 아래엔 OCIO운용팀과 더불어 리테일 랩 운용 팀과 지원팀 등이 있다. 국토부 주택도시기금을 위탁 받으면서 생겨난 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 역시 랩운용부에 몸 담았던 베테랑 운용역들로 구성돼 있다. 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는 약 20조원 주택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 랩운용부를 이끄는 건 23년 프라이빗뱅커(PB) 경력을 보유한 김덕재 부장(사진)이다. 김 부장은 NH투자증권의 전신인 과거 럭키증권에 마지막 입사자로 발을 들인 이래 23년 간 영업점에 있었다. 이후 랩운용부로 자리를 옮긴 그는 올해로 3년째 기관 OCIO와 개인고객 랩어카운트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NH투자증권 랩운용부는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자부한다. 김 부장은 "운용이나 기타 지원업무에 있어서 시스템적인 부분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갖춰놓고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어떻게 맞춰주느냐, 얼마나 고객만족을 이끌어내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NH투자증권 랩운용부의 가장 큰 성과로는 OCIO 수탁고 확대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주택도시기금을 제외한 랩운용부 OCIO 수탁고는 약 1조원 정도다. 작년에만 3500억원이 추가됐다. 작년에 시장에 나온 대형 기관 OCIO 입찰 7건 가운데 3건을 NH투자증권이 쓸어 담았다.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이다.

김 부장은 "OCIO 시장은 사실상 작년부터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국토부나 노동부 같이 일찌감치 OCIO를 도입한 곳도 있지만 작년엔 새롭게 OCIO를 시작한 기관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OCIO 수탁고가 늘어난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운용 체계가 확립됐다는 점도 큰 성과다. NH투자증권 랩운용부는 전체 하우스뷰가 반영된 QV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OCIO에 특화된 ETF 기반 모델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이를 기초로 기관별 맞춤 자금 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시스템이 시절에는 제한된 인원으로 각 기관의 요구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일일이 짜야 했기에 어려움이 컸다.

김 부장은 "QV포트폴리오는 하우스뷰가 반영된 중장기 관점에서의 포트폴리오라면 OCIO 포트폴리오는 QV포트폴리오를 각 기관들의 요구조건에 따라 섬세하게 재구성한 액티브한 모델"이라며 "이 같이 OCIO 운용에 적합한 기본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포트폴리오를 기관들 요구에 맞게 조절하는 식으로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OCIO 운용 수익률도 양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김 부장은 "성과에 대해 외부에서 '제일 잘 하고 있다'는 칭찬을 많이 받는다"며 "보통 OCIO라고 하면 실질적으로 자체 운용하기보단 운용사에다 다시 위탁하는 형태가 많은데 우리는 자체 포트폴리오를 갖고 운용하면서 성과도 좋게 나와서 의미 있는 한 해였다"고 조명했다.

올해도 대형 기관들의 OCIO 발주가 다수 예고돼 있다. 이미 6건 가량이 나와 있는 만큼 추후 더 늘어날 여지가 크다. 이미 NH투자증권에 일임 자금을 맡기고 있는 대형 기관만 봐도 다수가 추가로 일임 계약을 맺기 위해 입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부턴 큰 자금뿐 아니라 200억~300억원 규모의 일반법인 계약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형화된 운용 전략과 프로세스가 갖춰진 만큼 다수의 소규모 자금도 효과적으로 운용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김 부장은 "소규모 자금은 대형 기관 자금보다 보수율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그래서 올해는 작은 자금 일임 계약을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리테일 랩 영업 '재기'…가장 중요한 건 고객 만족"

리테일 개인고객 대상 랩 비즈니스의 경우 꺼졌던 불씨가 올해부터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자문형랩 돌풍이 수그러든 이후 한동안 침체됐던 리테일 랩 영업에 2017년 이후 다시 힘을 쏟기 시작했다. 그 이전엔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해외투자 랩이나 자산배분 상품들을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엔 성과가 저조하거나 고객 입맛에 맞지 않는 랩 상품들을 과감히 정리하는 작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 효율을 내기 위해 '슬림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은 "2000년대 후반 돌풍을 일으킨 자문형랩이 망가지면서 개인고객들의 랩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돌아섰고 이 때문에 우리도 몇 년간 침체기를 겪었다"며 "이 기간 다행히 기관 채권 운용 수요가 많아서 기관 중심으로 일임사업을 펼쳐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2017년부터 다양한 전략의 상품들을 갖추고 다시 리테일 영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펀드는 집합운용이지만 랩은 일대일 계약으로 개별 운용한다는 차이가 있을뿐 사실상 펀드와 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랩은 계좌 단위로 운용되고 투자자가 본인 계좌가 어떻게 운용되는지를 눈으로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랩으로 하는 게 유리해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랩을 유용한 해외투자 툴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랩운용역의 전문성도 펀드매니저 못지 않다고 자부한다. 김 부장은 "랩운용역 역시 자격증 취득도 해야 하고 배우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순환보직 부서와 성격이 다르고 10년 넘게 있는 운용역도 있다"며 "이들이 모여서 하우스뷰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랩어카운트가 지향하는 전략은 중위험·중수익, 그리고 장기투자로 수렴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고수익을 내는 고위험 주식 랩이나 채권 위주로 안전하게 운용되는 랩까지 두루 경험한 결과 앞으로 나아갈 전략 방향은 중위험·중수익이라는 판단이 섰다.

특히 작년 말부터 파생결합증권(DLF)과 라임 사태 등을 겪으면서 고위험 펀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돌아선 것을 감안하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찾는 수요는 점점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 부장은 "개인들이 이전엔 고수익 상품을 좋아했다면 이제는 중위험, 중수익 쪽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거기 맞춰서 우리도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공급하려고 한다"며 설명했다.

작년 말 내놓은 'NH 크리에이터 랩'과 올 초 출시한 'NH IM(임)글로벌우량주랩'도 변동성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중수익을 얻는 데 초점을 맞춘 상품들이다. NH투자증권은 같은 취지에서 기관 OCIO 포트폴리오를 적용해 만든 리테일용 랩어카운트인 'NH 콜럼버스 EMP 랩'을 내달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회사 차원에서 강조하는 자산관리 영업의 핵심 가치는 '어드바이저리'(Advisory)다. 수익률 잘 나오는 상품을 다수 공급하면 그만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고객에게 니즈에 맞는 적합한 상품을 제공하고 이후 컨설팅과 사후관리까지 지속적으로 해야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NH투자증권은 강조한다.

NH 크리에이터 랩은 이런 고민에서 출발해 만들어졌다. 해당 랩은 지점운용형 상품으로 사전 상담부터 포트폴리오 구성, 리밸런싱 등 여러 단계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지점 프라이빗뱅커(PB)와 본사 WM컨설팅부, 리서치본부 등이 유기적으로 협업한다. 여러 조직들이 서로 고객 계좌를 크로스체크하는 효과가 있어 철저한 사후관리가 가능하다.

김 부장은 "지점에 있으면서 PB로서 상품에 대해 확신을 갖고 편입했는데 이후 운용부서나 타 부서의 사후 지원이 미진해 아쉬웠던 적이 많다"며 "그래서 랩운용부에 온 이후 사후관리를 특히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고객 만족"이라며 "변동성을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하는 게 핵심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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