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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허밍버드 투자 노림수 '시너지·항암시장' 그룹 새 먹거리 '바이오베터'로 퍼즐 완성, '고부가가치' 항체 의약품 주목

최은수 기자공개 2020-05-12 08:21:0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1일 1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 싱가포르 바이오벤처 '허밍버드 바이오 사이언스'(허밍버드)에 투자했다. 그룹 내 바이오 기대주로 떠오른 SK바이오팜이 합성신약(케미컬)에서 먼저 성과를 낸 만큼 허밍버드를 통해 바이오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이번 투자의 노림수로 꼽힌다.

SK㈜의 투자 전략은 계열사 시너지 창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허밍버드의 파이프라인은 암 치료를 타깃으로 한다. 이번 오픈 이노베이션을 계기로 바이오업계의 핵심이자 고부가가치 약물인 항암치료제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리즈B 익스텐션 투자 배경 '바이오베터' 주목

SK㈜는 11일 허밍버드의 시리즈B 익스텐션에 주요 투자자로 참가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80억원 가량이다. 허밍버드는 작년 12월 시리즈B 투자로 1900만달러(약230억원)을 유치했다. 당시 시리즈B 투자는 크게 흥행하며 초과 청약(Over subscription)이 발생한 덕에 익스텐션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허밍버드가 시리즈B를 통해 조달한 총투자금액은 2500만달러(한화 약 304억원)다.

신생 바이오벤처 허밍버드가 SK를 비롯한 여러 투자사의 러브콜을 받은 까닭은 '바이오베터(Biobetter)'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기반으로 효능이나 안전성, 편의성 등을 개량한 약이다. 기존 바이오(Bio)의약품보다 우월하다(better)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허밍버드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Sanofi) 출신 전문가들이 2015년 설립했다. 총 9종의 단일항체, 이중항체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암치료'에서 관련 항체 치료제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중이다.

항체 치료제는 암을 비롯한 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항원의 작용을 방해하는 것이 기전이다.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뛰어나 대표적인 고부가 바이오 의약품으로 손꼽힌다.

◇SK바이오팜-허밍버드, 바이오 '양수겸장' 시너지 기대감

SK㈜는 그룹 차원에서 오랫동안 바이오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보고 전폭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결실을 거둔 계열사로 SK바이오팜이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선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미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것도 앞선 투자의 결과다.

다만 SK바이오팜은 엄밀한 의미에서 '바이오'가 아닌 '케미컬(합성신약)' 영역에서 먼저 성과를 냈다. 이에 일각에선 SK바이오팜이 미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뚜렷한 성과를 냈음에도 바이오 분야의 업적은 아직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업계에선 허밍버드의 투자를 계기로 계열사 SK바이오팜이 바이오로직스 연구를 재개할 가능성도 점친다. SK바이오팜은 그간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바이오로직스 사업을 잠시 미뤄둔 상태다.

SK바이오팜은 작년 CNS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로 FDA 품목허가를 따내며 상황은 달라졌다. SK바이오팜이 올해 코스피 상장에 성공할 경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바이오로직스 카드를 꺼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SK 관계자는 "세부 계획까지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바이오 역량 강화를 위해 허밍버드에 투자를 한 것은 맞다"며 "양사는 글로벌 임상 개발이나 마케팅에 대한 자체적인 역량을 가진 만큼 시너지와 함께 그룹 차원의 항체 의약품과 바이오베터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 고부가가치 '항암치료제 시장' 진출 타진

업계에선 '항암치료제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항암치료제는 바이오업계에서도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약물로 구분된다. 특히 13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키트루다, 8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표적항암제 아바스틴도 모두 항암을 기전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다.

SK㈜가 파트너로 삼은 허밍버드는 항암치료와 관련한 바이오베터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바이오벤처 가운데선 이례적으로 각국 연구기관 및 빅파마를 통해 R&D를 지원받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허밍버드는 2019년 2월 미국 텍사스 암예방 연구소(CPRIT)로부터 1300만달러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았고 8월엔 영국 암 연구소(Cancer Research UK)를 통해서도 항암 신약후보 물질 임상 1상 비용을 지원받았다. 같은 해 9월에는 암젠(Amgen)과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허밍버드는 올해 하반기께 Anti-HER3 항체치료제 'HMBD-001'과 Anti-VISTA 항체치료제 'HMBD-002'는 미국, 영국 등에서 임상 1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에서 톱티어로 분류되는 항체 치료제 시장에서의 역량을 강화를 위한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양사 모두 글로벌 임상 경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장기적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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