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사 부산주공, 누락된 '공동 경영' 이면 합의 10월 CB 발행 결정 당시 투자자와 체결, 조회공시·유증 투자설명서에서 빠져
신상윤 기자공개 2020-12-15 08:07:0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1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 부품공급사 '부산주공'이 공동 경영을 조건으로 투자 유치에 나섰던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주공이 철회한 7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면서 당시 장세훈 대표는 자금 조달처와 공동 경영을 합의했다. 그러나 부산주공은 이 같은 사실을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도 밝히지 않았다. 특히 공모 방식으로 진행 중인 유상증자의 투자설명서에도 누락해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11일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부산주공은 지난 10월5일 A, B사(이하 투자자)와 투자약정서를 작성했다. 더벨이 입수한 투자약정서에는 부산주공이 1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면, 투자자 또는 지명한 자가 인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투자 약정한 날 부산주공은 7회차 CB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논란은 투자약정서 내 '공동 경영'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공동 경영은 투자자가 CB 인수금 납입과 동시에 3인의 후보를 추천, 이 중 1명을 대표로 임명해 장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를 꾸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내용의 투자약정서에는 부산주공 대표 겸 오너인 장 대표가 직인을 찍었다.

그러나 부산주공이 지난달 10일 CB 발행 계획을 철회하면서 논란은 커진 상황이다. 특히 투자 유치 과정 중 공동 경영을 이면에서 합의했다는 사실은 아직 공개된 적이 없다. 이와 관련 부산주공은 주가가 반등한 데 따른 한국거래소 조회공시에 대해 "임시주주총회소집, 전환사채권 발행 및 유상증자는 기 공시 됐으며 이외 추가적으로 검토 중인 사항은 없다"고만 답변했다.
부산주공은 최근 제출한 유상증자 투자설명서에도 이런 사실을 누락했다. 부산주공은 일반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투자설명서에는 '투자자 간 투자 목적의 차이 발생 및 조달 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정(철회)' 했다고만 명시했다.

장 대표가 공동 경영까지 승낙하며 자금 조달을 계획했던 것은 부산주공이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1967년 설립된 부산주공은 현대자동차 등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 비중의 50% 이상이 현대자동차에 편중됐고, 매출원가율이 95.71% 수준으로 수익성이 낮은 상황이다. 그 결과, 2016년 이래 적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누적 영업손실 44억원, 순손실 115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낮은 만큼 재무구조도 열악하다. 부산주공의 총차입금은 1629억원을 웃돈다. 부채비율은 1155%를 넘는 상황이다. 과도한 차입금은 막대한 이자비용으로 이어진다. 이자비용만 55억원을 넘어 수익성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부산주공은 올해 3분기 8.02% 자본잠식률을 기록했다.
부산주공이 공모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도 외부에 손 벌릴 곳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주공은 최대주주(7.81%)인 세연아이엠과 오너 장 대표(5.44%), 특수관계인 등이 18.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세연아이엠도 자본잠식을 기록하고 있는 등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공동 경영이란 카드도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CB 발행을 철회하면서 직접 상황을 타개해보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 차례 공동 경영 조건의 투자 약정을 체결했던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유상증자에 참여할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알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부산주공 관계자는 "CB 발행을 철회한 만큼 공동 경영 등에 관한 내용은 알리지 않아도 된다고 봤다"며 "자세한 내용은 경영진이 판단한 것인 만큼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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