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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증설에 삼성SDI, '캐파 경쟁' 뛰어드나 헝가리공장 1조 투·융자, 생산능력 기존 예상치 웃돌 전망

원충희 기자공개 2021-02-26 08:10:47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14: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1조원 가까운 대규모 투·융자를 통해 헝가리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중대형 배터리 생산능력(CAPA) 경쟁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전기자동차(EV) 판매량 급증으로 차량용 배터리 업계의 증설 경쟁이 벌어지는데다 2022년쯤 경쟁사 SK이노베이션과 캐파가 거의 비슷해지거나 역전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SDI로선 다소 쫓기는 양상이다.

삼성SDI는 지난 23일 100% 자회사인 헝가리 법인(Samsung SDI Hungary Zrt.)을 대상으로 403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5384억원 상당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생산설비 증설 등이 목적이며 총 942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사실상 헝가리 2공장 신설을 염두에 뒀다고 해석한다.

그동안 보수적 재무기조를 이어오던 삼성SDI가 연초부터 조 단위 금액을 시설투자에 들인 것은 글로벌 EV 시장 추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기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EV 볼륨스(Volumes)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EV 판매량은 전년대비 43% 증가한 324만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140만대로 137% 증가해 절대 판매량에서 중국(12% 증가)의 133만대를 앞섰다. 올 1월도 32만대로 전년 동월대비 108% 급증세 이어갔는데 그 중 유럽이 11만대를 기록했다. 독일(224%), 프랑스(101%) 등 주요 지역의 판매량은 여전히 강세를 띠었다.

이에 따라 EV 배터리 장착량도 급증하면서 배터리 업체 간의 캐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CATL는 지난해 11조원, 올 초에는 5조원 규모의 추가투자 집행을 선언했다. 2025년까지 캐파가 400기가와트시(GWh)에서 660GWh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업체들도 이에 맞서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캐파를 2023년까지 120GWh에서 260GWh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헝가리 이반차 지역 3공장 건설에 1조2700억원을 투자, 캐파를 2025년까지 125GWh+알파로 늘리기로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8년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배터리 캐파는 각각 15GWh, 5GWh로 3배가량 차이가 났다. 그러나 작년 말에는 39GWh, 30GWh 수준으로 격차가 크게 줄었으며 2022년쯤이면 65GWH, 63GWH로 비슷해지거나 자칫 역전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양적경쟁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삼성SDI라도 손 놓고 있으면 추월당할 처지에 놓였다.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캐파는 이번 투자를 통해 올해 예상치인 50GWh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0GWh라면 EV 최대 100만대까지 장착할 수 있을 만한 양이다.

다만 삼성SDI가 캐파 경쟁에 뛰어든다 해서 그간의 보수적 색채를 버리고 공격적인 투자모드에 나설 공산은 낮다는 시각이 짙다. 이번 헝가리 법인 투자 역시 별다른 자금조달 없이 자체 영업현금흐름 안에서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또 작년에 EV 배터리 부문 턴어라운드에 실패한 것도 고객사 품질이슈에 따른 충당금 문제일 뿐 일회성 요인이 없었다면 충분히 흑자 전환할 수 있었다. 증권가에선 올 2분기쯤 중대형전지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캐파는 기존 예상치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가용 가능한 범위에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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