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 분석]CJ대한통운, 발빠른 '사회책임' 개선...글로벌 평가 '정반대'등급 하락 9개월 만에 '두 계단' 상향, 올 A 성적표...MSCI 근로자 건강 '부정적'
김서영 기자공개 2021-11-01 07:21:0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8일 15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대한통운이 국내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평가에서 '올 A' 등급이란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택배기사 과로사 이슈가 불거지며 리스크가 발생했던 '사회책임(S)' 부문의 등급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 초 B등급으로 강등된 지 9개월 만에 두 계단 상승했다. 다만 글로벌 ESG 평가에서는 중위권에 머무르며 다소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28일 CJ대한통운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1년 ESG 평가'에서 사회책임 부문 'A+' 등급을 받았다. 지난 2월 택배기사 노동자 6명이 사망하는 문제가 발생해 사회책임 부문 ESG 등급이 B+에서 B로 한 차례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B에서 A+로 두 등급 상향되며 눈길을 끌었다.
KCGS는 모두 7개의 등급으로 기업의 ESG 경영 활동을 평가한다. A+등급은 최고 등급인 S등급 다음으로 높은 등급이다. KCGS는 A+등급에 대해 'ESG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충실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상당히 적다'고 정의한다. 이번 정기 평가에서 사회부문 S등급을 받은 기업이 한 곳도 없어 CJ대한통운이 국내 기업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CJ대한통운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진다. KCGS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사회책임(S) 등급 개선을 비롯한 ESG 경영 강화 방침을 밝힌 것이 이번 ESG 등급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택배기사 과로사 관련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의 '발 빠른' 대응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은 등급 하향 조정을 받은 뒤 한 달 만에 개선 방안을 구체화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보호 대책을 올해 2월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상세히 밝힌 것이다. 주요 내용은 △분류인력 4000명 투입 △적정 배송량 산출 △산재보험 가입 유도 △매년 건강검진 지원 등이다.
뒤이어 지난 5월 1분기 IR을 통해 ESG위원회 신설을 공식화했다. ESG위원회에 사외이사 4인 전원을 포함시켜 독립성을 제고했다. 이러한 변화가 지배구조(G) 부문 등급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친환경(E) 경영 활동 강화도 빼놓지 않았다. △친환경 스마트 패키징 개발 및 상용화 △물류센터 활용 초대형 태양광 설치 △폐페트병 업사이클링을 통한 친환경 유니폼 제작 등 세 가지 목표를 발표했다.
국내 ESG 경영 '우등생'으로 꼽힌 CJ대한통운의 글로벌 ESG 등급은 어디쯤 와 있을까. 글로벌 4대 ESG 평가기관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올해 2월 정기평가를 통해 CJ대한통운의 ESG 등급을 'BB'로 평가했다.
지난해 'B'등급에서 한 계단 올라 '평균이하(LAGGARD)'에서 '중위권(AVERAGE)'에 진입했다. 2017년과 2019년에는 최하 등급인 'CCC'를 기록했다. 상위 등급인 'A'로 가득한 국내 ESG 평가 결과와는 다른 모습이다.
MSCI는 2월, 5월, 8월, 11월 등 매 분기 정기평정을 발표한다. CJ대한통운의 최근 ESG 평가는 올해 2월로 그 이후 평가가 다시 이뤄지진 않았다.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ESG 경영 활동이 글로벌 ESG 등급 평가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CJ대한통운은 MSCI의 ESG 평가 가운데 '작업장 안전과 근로자 건강' 부문에 있어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KCGS로부터 사회책임(S) 부문 'A+' 등급을 받은 것과 전혀 다른 결과다. 이외에도 '기업 윤리', '노사 관계' 항목에서도 평가가 좋지 못했다. '기업지배구조' 항목에서는 평균 이상의 평가를, '탄소배출' 항목에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ESG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따라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의 역할이 주목된다. 강 대표는 올해 3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자마자 ESG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ESG 등급 개선을 이끌었다. 앞서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재임하던 시절 CJ제일제당을 '올 A'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KCGS 관계자는 "한 해를 기준으로 ESG 등급을 매기는 KCGS와 달리 MSCI는 상시 평가가 기본 방침"이라며 "KCGS 역시 궁극적으로 MSCI와 같은 상시 평가 제도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KCGS가 등급 평가 배경을 상세히 밝히고 있지 않아 KCSG와의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중요도를 무엇으로 보는지에 따른 관점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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