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의료기술 오가노이드 점검]설립 6년차 '제2의 전성기' 앞둔 오가노이드사이언스⑥각종 규제완화, 매출 성과 기폭제… 플랫폼으로 재생치료제·약물평가 '양수겸장'
최은수 기자공개 2023-07-12 09:16:20
[편집자주]
정부가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정책에 오가노이드를 포함했다. 이름도 낯선 인체장기 유사체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글로벌에서는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지금껏 어려웠던 각종 재생치료에 접목할 최첨단 의료기술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섞인 미성숙 영역이지만 투자와 지원 적기라는 판단이 힘을 받는다. 이제 첫걸음을 뗀 오가노이드에 대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전략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0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일반적인 바이오텍과 달리 창립 초기부터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을 냈다. 인체 주요 장기를 대체하는 재생치료제부터 동물실험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해 JW중외제약 등 제약사, 신약개발 바이오텍부터 화장품 회사 등 고객사를 확보한 게 비결이다.올해부터 FDA가 동물실험 대체재로 오가노이드를 허용키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장은 새 국면을 맞았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지향하는 동물실험 대체 약물평가 사업과 재생치료제가 신약개발의 주류(메인 스트림)로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설립 6년차 오가노이드사이언스로선 이른 시기 퀀텀점프를 맞을 기회가 찾아왔다.
◇기능·구조 유사한 '미니 장기' 구현… 신약부터 즉각 사업화 가능한 독성실험까지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장기 유사체, 즉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인체가 손상되면 복구되고 재생되는 기능을 활용해 인체 조직 일부를 채취하고 3차원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과정을 거친다. 약 일주일 정도 배양을 거쳐 만들어진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의 세포, 구조, 기능 등이 유사해 여러 방면으로 쓰일 수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작년 5억원의 매출을 냈다. 규모만 놓고 보면 적은 수준이다. 다만 연구개발(R&D)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실적이 전무하다는 바이오벤처의 불문율을 타파했다. 올해로 설립 6년차의 바이오텍이 중대형 제약사와 이종산업인 화장품 회사와도 잇따라 협업 및 파트너십 계약을 맺어 일군 성과도 눈길을 끈다.
오가노이드 플랫폼은 임상 1상을 진행중이다. 이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약물 평가 시장을 타깃한다. 동물실험이 필요하지만 급변하는 시국에서 대체재를 찾으려는 다양한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배경이다.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는 손상된 조직에 직접 배양한 오가노이드를 이식해 재생을 유도한다. 조직 염증억제에 초점을 둔 기존 재생치료제와의 차별화 포인트다. 이러한 '재생'은 기존 억제 중심의 치료로 회복이 어려운 난치성 질환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키워드다.
치료제 및 신약 부문으론 장기 내 손상된 부분에 직접 오가노이드를 이식하는 '재생치료제' 영역이 있다. 더불어 미니 장기의 기능은 사람 장기와 매우 유사한만큼 인체실험의 대체가 가능하다. 앞서 재생치료제 플랫폼은 'ATORM', 약물평가 플랫폼은 'ADIO'다.
◇미래사업 '인공장기' 염두… 피부 오가노이드 앞세워 화장품 업체와도 맞손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다. 방사선 직장염과 염증성 장질환 등을 타깃으로 삼는다. 침샘 오가노이드 치료제 임상도 준비 중이다. 인체 효능 평가 시작해 추후 해외를 타깃하는 사업계획도 준비 중이다. 장이나 침샘 파이프라인은 상대적으로 국내외 임상 허들이 낮은 영역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선 면역거부가 없는 점을 오가노이드 치료제의 최고 경쟁력으로 꼽는다. 비용은 비싸지만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프리시전)의 특성상 안전성이나 효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까닭이다. 장 오가노이드 이식과 관련해선 일본 등지에선 이미 임상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밖에 종양 오가노이드와 면역세포를 같이 넣어 면역항암제를 테스트하는 플랫폼 사업도 조기에 안착시켰다. 이는 특정 약물이 종양을 얼마나 잘 죽일 수 있는 지 인체 밖에서 효능 실험을 할 기회를 제공한다. 추후 임상처방에도 도움 줄 수도 있다. 최근엔 뇌, 간, 피부에 대한 약물 평가 플랫폼으로 넓혔다.
오가노이드를 통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인체에서 획득한 조직으로 효능을 실험할 수 있으니 정확성도 더 높인다. 임상시험 이전에 정확한 효능을 평가하는 건 신약개발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세부적으로 피부 역시 오가노이드로 구현이 가능하다. 역시 동물을 통해 성능과 효능을 테스트하던 화장품 기업들도 속속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제품을 많이 찾는 분위기다. 이 역시 최근 동물권과 관련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글로벌 스탠더드가 동물을 실험실에서 배제하려는 세계적인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1980년대 이후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품질·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으로 인식돼 왔던 동물실험 시대가 종언을 맞았다"며 "오가노이드 외에도 장기칩, 컴퓨터 모델링 등의 바이오 기술 발전으로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많이 제시되면서 새 시장이 열리는 점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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