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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Musical Chart]CJ ENM <물랑루즈!>, 브로드웨이·한국시장 '석권'④2023년 티켓판매 매출 상위 5위 랭크, 압도적 객석 점유율로 흥행세 지속

이지혜 기자공개 2024-02-26 09:30:46

[편집자주]

2023년 뮤지컬 시장이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2022년 일시적 호황기를 구가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빗나갔다. <오페라의 유령>, <레베카> 등 대작이 쏟아진 덕분이다. 지난해를 빛낸 뮤지컬은 어떤 작품이었을까. 이를 빚어낸 제작사는 어디일까. 2023년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낸 작품과 기업을 순위대로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뮤지컬사업을 키운 역사는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간 CJ그룹의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은 뮤지컬 불모지라는 평가를 대체적이었다.

대중의 인지도가 높아진 2000년대 들어서도 공연 평균 제작비가 20억원을 넘지 않을 만큼 성장도 더뎠다. 그러나 CJ그룹은 2003년 뮤지컬 <캣츠>를 국내에 들여온 이래 2006년에는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며 뮤지컬사업을 키웠다.

지난해도 CJ그룹의 뮤지컬 사랑이 성과로 피어난 해다. <물랑루즈!>가 2023년 티켓판매 매출 상위 5위에 랭크됐다. <물랑루즈!>가 한국보다 글로벌 무대에서 먼저 인정받은 뒤 화려하게 귀환한 작품인 점을 고려하면 수치적 성과 못지않게 상징성도 크다.

◇토니어워즈에서 대중성·작품성 '검증', 국내 첫 매시업 작품

22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2023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물랑루즈!>가 2023년 티켓판매 매출 상위 5위에 올랐다. <물랑루즈!>는 2022년 12월 16일부터 2023년 3월 5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상연됐다.


연말 성수기 일부가 2022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 집계된 수치보다 해당 작품의 티켓판매 매출은 더 많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물랑루즈!>는 지난해 티켓판매 매출 상위 5위 안에 든 유일한 대기업 제작 작품이다. CJ ENM은 <물랑루즈!> 작품 개발 초기 때 공동 제작자 지위를 확보,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덕분에 한국 단독 공연권을 확보해 라이선스 레플리카 작품으로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레플리카 뮤지컬은 한국어를 쓰더라도 무대 장치부터 편곡, 대사, 동선, 소품까지 모든 것을 해외 원작과 똑같이 구현하는 작품을 뜻한다.

<물랑루즈!>는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1890년대 프랑스 파리 클럽 ‘물랑루즈’의 스타 사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작품이다.


이 뮤지컬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공연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미국 토니어워즈에서 2021년 최우수작품상 등 10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2019년 12월에는 <물랑루즈!>가 최고 주간 매출 271만 달러(한화 31억원)을 벌어들이며 브로드웨이 알 허슈펠트 극장의 95년 역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랑루즈!>의 특징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매시업 작품이라는 점이다. 매시업 뮤지컬은 캐릭터 특징과 음악 장르에 영감을 얻었을 뿐 기존에 나와 있는 유명 팝송들을 재구성, 스토리에 맞춰 여러 곡을 이어붙인 방식의 작품을 가리킨다.

<물랑루즈!>를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국내 최초 매시업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CJ ENM은 <물랑루즈!> 104회 공연 기간 내내 총 객석 점유율 90%를 유지했고 15만 명 넘는 관객들이 해당 작품을 관람했다고 밝혔다. 또 상연되는 내내 인터파크 티켓 뮤지컬 월간 랭킹 1위에도 올랐다.

뮤지컬 제작사가 구체적 관객 관련 수치를 공개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뮤지컬 제작사는 객석 점유율과 관객 수 등이 작품 흥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좀처럼 이런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CJ ENM은 <물랑루즈!>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냈다고 판단해 이런 지표를 공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은 “뮤지컬 <물랑루즈!>가 브로드웨이에 입성하기 전, 2018년 보스턴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했을 때부터 한국에서 꼭 공연하겠다고 다짐했다”며 “국내에 처음 선보인 매시럽 뮤지컬 장르를 관객이 즐기는 것을 보고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20여년의 역사, 글로벌로 눈 돌린 CJ

CJ그룹이 뮤지컬사업을 키운 지는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시작은 <캣츠>였다. 2003년 라이선스 뮤지컬 <캣츠>를 국내 무대에 올리는 데 단순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내놓으며 자체적으로 뮤지컬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김종욱 찾기>는 CJ그룹이 뮤지컬 시장에서 성장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되어줬다. 2006년 첫선을 보인 이래 현재까지 7000회 넘게 상연된 것은 물론 누적 관객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한 밀리언셀러가 됐다. 2010년 제작된 영화의 원작도 해당 뮤지컬이었다.

이후 CJ그룹은 <베르테르>, <서편제>, <햄릿: 얼라이브>, <광화문 연가> 등 창작 뮤지컬을 제작하는 데 힘썼다. 대형 라이선스 작품 사이에 창작 뮤지컬을 흥행시키기란 휩지 않았지만 CJ ENM은 이를 해냈다.

동시에 해외로 눈을 돌렸다. 뮤지컬 등 공연사업의 본고장인 미국을 공략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단순 투자 형식으로 영미권에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데 힘 쓰다가 2012년부터는 글로벌 사업분야에 영미 파트를 신설, 공동 제작자급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사업으로 처음 공동제작한 작품은 <보디가드>다.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 <킹키부츠>는 제작단계에서 투자를 시작해 공동 프로듀서로서 기획, 개발까지 참여해 만든 작품이다. 이 역시 토니어워즈에서 6관왕에 올랐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킹키부츠>는 2020년 티켓판매 매출 9위, 2022년 7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CJ ENM은 <킹키부츠>와 <물랑루즈!>의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덕분에 2018년 한국 최초로 브로드웨이 리그 협회 정회원 자격을 획득할 수 있었다. 현재 뮤지컬사업은 CJ ENM의 공연사업부가 맡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이자 프로듀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다른 뮤지컬기업과 다르게 CJ ENM은 뮤지컬사업에서 거둔 매출과 수익 등을 정기보고서에 기재하고 있지 않다. 영화와 드라마, 음악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워낙 규모가 방대해서다.

CJ ENM 관계자는 “현재 공연사업부는 음악사업본부 산하 조직”이라며 “음악사업의 한 갈래로 공연사업을 영위하는 것이라서 실적만 따로 떼어 공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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