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삼성전자, 2년 연속 조단위 순차입…별도기준 30조 증가[차입금]2024년 말 유동성 12조…AI 투자 ·밸류업에 대규모 재원 필요
최은수 기자공개 2025-05-09 08:01:16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5시2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차입금이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삼성전자의 차입금이 2년 새 30조원 넘게 늘어난 건 1999년 이후 최초다. 개별 연도로 봐도 한해에 5조원 넘게 차입금이 늘어난 사례는 앞서 2년이 처음이다. 영업으로 수십조원이 넘는 현금을 창출하던 삼성전자가 갑자기 차입을 대거 늘린 이유는 미래 투자와 밸류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별도 기준 2023년 26조·2024년 5조 차입 증가
THE CFO는 삼성전자의 2000년부터 2024년까지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차입금 증감세를 살펴봤다. 집계에 따르면 2022년까지 3조원이던 삼성전자의 총차입금은 2023년 말 기준 28조7747억원으로 늘었다. 2024년에도 차입금은 증가세를 보이며 34조1854억원까지 늘었다.

2001년 이후 20여년간 삼성전자의 차입금 추이는 진폭이 크지 않았다. 2005년과 2007년, 그리고 2014년과 2017년 3년 연속 차입금의 증감세를 보였는데 이 기간 증가한 차입규모는 각각 1조3697억원과 9조3989억원이다.
개별연도로 살펴볼 때 차입금증가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선 건 역시 2023년이 최초 사례다. 2023년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약 22조원을 차입하면서 해당 기간 25조5776억원의 차입금 증가세를 나타냈다.
예년 대비 가파른 차입금 증가세가 2024년에도 이어진 점이 눈길을 끈다. 2024년 삼성전자의 차입금 증감치는 5조4107억원이다. 2001년 이후 차입금 증감치를 살펴봐도 단일 연도 기준으로 차입금 증가 규모가 5조원을 넘은 건 2023년과 2024년 뿐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대표 기업이자 업력이 오래된만큼 21세기 이전에도 수 년 간 차입금을 늘렸을 수도 있다. 더불어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는 시기에 단일연도 기준 차입금 증가액이 5조원을 넘었을 수 있다.
다만 1999년 이전 공식 데이터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인 점, 특히 1997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IMF 외환위기 이후 삼성전자는 순현금 보유에 신경을 썼던 건 사실이다. 더불어 당시 삼성전자의 규모나 성장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2023년과 2024년이 2년 연속 차입금 증가치가 5조원을 넘어선 최초의 사례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FY2024 별도 현금성자산 12조, AI투자·밸류업 위해 추가 유동성 필요
삼성전자는 2023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고전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2024년엔 상황이 나아졌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아직 남아 있다.
삼성전자도 전사를 넘어 그룹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분위기를 떨치기 위해 여러 타개책을 내놨다. 이를 완수하기 위한 별도 현금보유고가 넉넉지는 않다. 2023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대규모 차입도 단행했지만 본사가 다시금 10조원 자기주식을 매입하고 해마다 약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유동성 체력을 지금 당장 갖췄다 보긴 어렵다.
세부적으로 2024년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별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12조원이다. 특별한 유동성 수혈이 없인 삼성전자가 밝힌 자본적지출(CAPEX)과 주주 환원을 함께 감당할 순 없다. 2026년에도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액을 동일하게 유지할 계획을 고려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상호관세가 현실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가전을 넘어 스마트폰, 반도체 등까지 엮인 상황이라 영업을 통해 예년 수준의 현금을 창출할 것으로 장담하긴 어렵다. 업계에서 삼성전자가 AI를 둘러싼 반도체 패권 경쟁과 밸류업을 병행하기 위해 다시금 자회사 현금을 끌어다 쓸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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