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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모니터/애플]구글·보잉·블랙록 등 기업인 출신 대거 포진②비경영인 출신 많은 삼성전자, 국내선 겸직제한 탓 인력풀 좁아

원충희 기자공개 2020-10-16 07: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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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3일 15: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이사회에 현대차 출신 임원을 영입할 수 있을까.

애플과 삼성전자의 이사회 구성원 면면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출신'이다. 바이오전문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유명 항공기업체 최고재무책임자(CFO),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부회장 등 애플 이사회에는 현직 CEO 팀 쿡(Tim Cook) 못지않은 선배 기업인들이 즐비하다.

반면 삼성전자 이사회에는 교수 등 비경영자 출신들이 많다. 다른 기업인 출신 임원을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는 기록은 거의 없다. 최근 해외 기업 창업가를 영입했으나 아직 다양성 면에선 비교가 된다.

애플 이사회 의장인 아트(아서) 레빈슨은 구글 계열의 바이오테크 칼리코(Calico)의 CEO였다. 그 전에는 지넨테크(Genentech)의 CEO와 회장을 역임했다.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바이오 전문가이면서 구글 임원 출신이라는 점이 색다르다. 2004년부터 4년 연속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미국의 베스트 CEO에 선정됐던 인사다.

이사회 내 보상위원장인 안드레아 정은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가 설립한 서민전용 소액금융회사 그라민 아메리카(Grameen America)의 CEO를 지냈다. 그 전에는 유명 뷰티제품업체 에이본(Avon)의 CEO로 재직하며 '북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론(로널드) 슈거는 글로벌 해상·항공 방위산업체 노스럽 그러먼(Northrop Grumman)의 CEO 및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그 전에는 리턴인드스트리(Litton Industries)에서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TRW의 항공우주 및 정보시스템 사장 겸 COO를 역임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장인 수(수잔) 와그너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공동 창업자다. 2006~2012년 동안 블랙록의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COO 및 기업전략 헤드로 대체투자와 글로벌고객 비즈니스를 이끌었다. 포춘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대 여성에 선정되기도 했다.

제임스 벨은 유명 항공기업체 보잉의 CFO 겸 공동사장을 지냈으며 앨 고어는 미국 부통령 출신으로 투자관리회사 제너레이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회장을 역임한 인사다.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자 지속가능경영 전도사로 꼽힌다.

이처럼 애플 이사회 멤버는 각 분야에서 팀 쿡은 물론 스티브 잡스에도 비견될 만한 경영자들이다. 삼성전자(11명)보다 규모가 작고 단출한 이사회(7명)지만 수십 년 간 기업을 운영했던 전문가 집단이기에 경영전반을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게 가능했다.

애플과 전자제품 시장에서 치열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이사회 구성원들을 보면 사내이사를 제외하고는 기업경영을 직접 맡아본 이들이 많지 않다. 이사회에 사내이사가 다수 참여하는 이유기도 하다.


사외이사 6명 가운데 내부거래위원장인 김선욱 이사는 교수 출신으로 법제처장, 이화여자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보상위원장인 박병국 이사는 1990~1994년 AT&T 벨 연구소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를 근무한 것 외에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지내왔다. 안규리 이사는 의사로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에 재직 중이며 박재완 이사회 의장은 관료, 국회의원, 고용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기업경영과 연관이 있는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조 벤처 신화를 만든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과 외환캐피탈 사장, 외환은행장,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맡아본 김한조 이사 정도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들이 많은 원인은 상법상 선임기준이 엄격해 인력풀이 좁은 탓이다. 국내에선 거래관계 등 중요한 이해관계 있는 곳의 인사는 사외이사 겸직을 금하고 자격요건에 임기제한도 걸어놓고 있다. 결격사유로 걸러내고 나면 남는 후보는 대학 교수나 관료 출신 뿐인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은 겸직에 관한 규제가 없거나 일정 수 이하의 사외이사직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애플 이사회 구성원들도 2~3개 회사 이사직을 겸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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