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행 전문기업 '노랑풍선'이 상장폐지 제도 완화 움직임에 희망을 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난이 지속됐던 노랑풍선은 매출액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적자가 누적돼 수익성 악화 문제로 번질 경우 주식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제도 완화에 나서면서 노랑풍선도 새로운 길을 걸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노랑풍선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 45억원, 영업손실 1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88% 급증했으나, 영업손실 규모는 71% 늘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도 135% 증가한 148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행 심리가 회복되면서 매출 신장을 이뤄낸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부족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30억원을 넘지 못했던 노랑풍선으로선 재기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다만 여전히 적자 경영의 고리는 끊어내지 못하면서 2019년부터 누적된 영업손실 규모는 326억원에 달한다.

2001년 8월 설립된 노랑풍선은 개발한 여행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영업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 TV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과 항공권 발권 사업 같은 매출 다각화 전략으로 경쟁이 치열한 여행업계에서 노랑풍선만의 색깔을 구축했다. 2019년 1월에는 코스닥시장에도 입성하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성공했다.


다만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은 노랑풍선이 통제할 수 없는 대외변수였다. 이에 2018년 900억원이 넘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25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연초에는 관리종목에도 지정됐다. 코스닥 상장기업은 연간 매출액이 30억원에 미달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기업의 펀더멘탈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을 찾긴 어렵지만 예외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노랑풍선은 최근 한국거래소를 필두로 상장폐지 요건과 절차를 정비하려는 움직임에 기대를 품고 있다. 현행 제도는 2년 연속 매출액 30억원 미만인 코스닥 상장기업은 형식적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여기에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5년째까지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 기업의 회생가능성과 펀더멘탈 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란 목소리에 일부 요건들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개선방안 중에는 코로나19 등 여행·관광산업 수요 급락과 같은 예를 들며 2년 연속 매출액 30억원 미만 같은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를 실질심사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매출액 30억원 미만을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곳은 사실상 노랑풍선이 유일하다. 노랑풍선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45억원을 기록한 만큼 현행 제도상으로도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는 해소한 상황이다. 그러나 영업손실이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마저 흑자를 내는 데 실패하면 내년에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추가 발생하게 된다.

상장폐지 요건이 개선된다면 내년에는 관리종목 지정 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노랑풍선은 최근 전 세계 출입국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 대응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노랑풍선은 강점을 가진 여행 상품을 지역 및 연령, 관광객 성향에 맞춰 다양화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손실이 조금 누적됐지만 최근 여행 수요가 늘고 있어 내년에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제도 완화 움직임 등에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