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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JV 돋보기]몸집 키운 노루오토코팅, 배당 대신 경영효율 '방점'⑨1995년 니폰페인트 합작설립…노루비케미칼 흡수합병, 글로벌 거점 확보

김동현 기자공개 2023-05-18 07:18:30

[편집자주]

해외 기업과 합작사(JV)를 설립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핵심 기술 확보, 비용절감, 원자재 내재화 등 여러 사업적 요소들을 고려한 끝에 양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JV를 설립·운영한다. 우리나라 후방산업을 책임지는 석유화학·소재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원재료 내재화를 통해 생산 밸류체인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선진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더벨이 국내 석유화학·소재 기업의 JV 설립 배경, 전략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루홀딩스 산하의 자동차용 도료 업체 노루오토코팅은 지난해 말 그룹 계열사 중 플라스틱용 도료 사업을 담당하던 노루비케미칼을 흡수합병했다. 두 회사는 노루홀딩스가 일본의 니폰페인트(NIPPON PAINT)와 손을 잡고 1990년대에 설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주사인 노루홀딩스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공동기업으로 분류하던 노루비케미칼과 그 자회사를 종속기업으로 끌어올렸다. 노루오토코팅 역시 노루비케미칼의 8개 해외 법인을 흡수하며 주요 글로벌 거점을 단번에 확보했다.

◇꾸준한 현금통로 만든 노루·니폰페인트 협력

노루오토코팅은 1995년 대한페인트잉크(현 노루홀딩스)와 니폰페인트(NIPPON PAINT)가 합작·설립한 자동차용 도료회사다. 노루홀딩스가 지분 51%, 일본페인트가 지분 49%를 각각 보유했다. 노루비케미칼의 경우 이보다 앞선 1990년 노루홀딩스와 니폰비케미칼이 50%씩 출자해 설립됐다.

노루홀딩스와 니폰페인트는 1990년대 들어 합작사를 설립하기 훨씬 전부터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1960년대까지 합판·건축용 도료를 주력으로 생산하던 노루홀딩스는 자동차·공업용 도료 사업 확장을 위해 1966년 니폰페인트와 기술·업무제휴 협약을 맺었다. 에폭시 수지 방청도료, 자동차·가전제품용 도료 등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선진 기술 확보가 중요했던 노루홀딩스와 한국 시장 확대를 원하던 니폰페인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이후 국내 자동차 사업의 성장에 따라 두 회사는 노루오토코팅과 노루비케미칼 등 합작사 설립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노루오토코팅은 기존 노루홀딩스의 안양공장 내 자동차용 도료 생산라인을 생산시설로 활용했고 이후 2008년 화성공장을 완공하는 등 꾸준히 생산설비를 확충했다. 반면 노루비케미칼의 경우 2006년 천안공장을 준공하기 전까지 노루홀딩스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울러 노루홀딩스의 보유 지분(51%)이 더 많았던 노루오토코팅은 노루홀딩스의 종속기업으로 분류된 것과 달리 합작 지분이 동일했던 노루비케미칼은 니폰페인트와의 공동기업이었다.

생산라인 완비를 마친 2010년대 들어 노루오토코팅과 노루비케미칼은 본격적인 외형성장을 시작했다. 두 회사 모두 2000년대까지 매출 규모가 수백억원대 수준에 머물렀고 2008~2009년에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성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자체적인 생산라인이 완비된 2010년대 들어서는 매출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섰고, 이때부터 단 한번의 적자도 기록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수익성이 확보된 이 시기, 두 계열사는 노루홀딩스와 니폰페인트에 지속적인 배당을 실시하며 주주사의 든든한 현금창출구 역할을 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노루오토코팅이 두 주주사에 실시한 배당 총액은 866억원이었다. 노루오토코팅에 합병된 2022년을 제외한 노루비케미칼의 같은 기간 배당 총액은 400억원 규모다.



◇자동차 도료 사업 일원화, 노루오토코팅 글로벌 확대

안정적인 배당 수익 확보라는 이점에도 노루홀딩스는 지난해 말 두 합작사의 합병을 결정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대외 변수가 심화한 상황에서 중첩된 사업을 영위하는 두 회사를 합쳐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표였다.

노루비케미칼의 플라스틱 도료 사업은 가전·모바일이나 진공증착용으로도 활용되지만 자동차 내·외장 부품에도 쓰이고 있다. 이는 사실상 노루오토코팅의 사업과 겹치는 영역이다.

노루비케미칼을 흡수합병한 노루오토코팅의 지난해 말 자산총액(별도)은 2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배가량 늘었다. 비슷한 규모의 두 회사가 뭉치면서 기업 규모를 키우는 효과가 따라왔다. 노루홀딩스의 주요 종속회사 중 노루오토코팅보다 큰 규모의 회사는 그룹 핵심인 노루페인트(5937억원) 뿐이다.

여기에 더해 노루비케미칼이 종속 자회사로 두고 있던 해외 법인도 같이 따라오며 노루오토코팅은 주요 글로벌 거점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설립된 지 30년이 돼가는 노루오토코팅의 종속 자회사는 중국 상하이의 NAC 한곳이었는데, 노루비케미칼 합병으로 그 수가 9곳까지 늘어났다.

과거 노루홀딩스의 플라스틱 도료 제품을 판매·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던 노루비케미칼이 아시아(중국·인도·인도네시아), 아메리카(미국·브라질·멕시코), 유럽(체코) 등으로 발빠르게 움직인 덕이다. 이들 자회사들 역시 노루오토코팅 아래로 자리를 옮기며 노루홀딩스의 연결 대상 회사로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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