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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외로운 싸움 [thebell note]

김경태 기자공개 2015-10-22 08:27: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1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너무 밝을 정도다"

자사의 OEL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을 둘러보던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지난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5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날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장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한 한 사장은 바삐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바쁜 와중에도 그는 시종일관 OLED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JSR, 선익시스템, 탑엔지니어링 등 중소기업 부스에 방문해서도 OLED와 관련한 기술에 대한 설명을 진지한 자세로 경청했다. 한 사장이 OLED에 온 신경을 집중한 이유는 LG디스플레이의 미래가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디스플레이산업은 공급과잉 시대를 맞아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내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는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했다. 그리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가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부터 다양한 OLED TV용 패널공급을 시작하며 바람을 일으켰지만, 대형 패널 OLED 시장 참여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LG디스플레이는 스스로 판을 키우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8월 'LCD생산 20주년 기념 전략발표회'에서 2018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시장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렸지만 아직 조마조마한 모양새다. 현재 글로벌 TV 시장에서 OLED TV의 점유율이 1~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 속에 증권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사장은 OLED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점을 확신하지 못했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그에게서 고민이 묻어났다. 그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관련된 투자가 더 일어날 때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지만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를 이미 실패한 듯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향후 TV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 이상 패널 업체들이 결국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OLED 부문에서 압도적 위상을 구축한 LG디스플레이가 결과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가 수율개선과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한 그룹 내 OLED 관련산업을 LG디스플레이로 집중시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올해 초 LG전자는 보유 중이던 OLED 특허법인 지분 전량(32.7%)을 LG디스플레이에 매각했다. 그리고 LG화학은 19일 OLED조명사업을 LG디스플레이에 양도했다.

한국전자산업대전 다음 날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이뤄진 파주공장 행사에서 한 사장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여상덕 OLED담당 사장과 잠시 행사장을 찾은 한 사장은 그 자리에서도 OLED의 성공을 얘기한 후 바쁜 일정으로 인해 급히 행사장을 떠났다. LG디스플레이는 모두가 LCD 기반 제품에 주력할 때 게임의 룰을 바꾸기 위해 선제적으로 OLED에 투자하며 길을 닦았다. 현재의 고군분투가 재평가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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