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FNS벨류, 동남아시아에 보안인증 고속도로 놓는다전승주 대표 “국내와 달리 인증솔루션 도입 초기, 독점 기회 잡아”
이경주 기자공개 2021-04-26 14:50:4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프엔에스벨류(이하 FNSV)는 보기 드문 성장 스토리를 쓰고 있다. 동남아시아 거대 통신그룹이 보안인증 사업을 시작하는데 FNSV를 파트너로 삼았다. 이익의 절반을 줄 정도로 파격적인 대우도 약속했다.FNSV가 독자 개발 한 블록체인 보안 인증(Blockchain Secure Authentication) 솔루션인 Guardian-CCS(G-CCS)에 매료된 덕분이다. 보안성은 역대 최고 수준인데, 저렴하면서도 간편하기까지 했다. 동남아시아는 국내와 달리 최근에야 전자신분증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FNSV가 동남아시아에 보안인증 고속도로를 놓는 셈이다.
창업주 전승주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TM 이익 절반 공유…2024년 예상 매출 3300억
FNSV는 올해 5월부터 말레이시아 최대 통신그룹인 텔레콤말레이시아(Telekom Malaysia, TM)의 자회사 TM ONE에 G-CCS를 본격적으로 서비스한다. TM은 본래 공기업으로 1987년 민영화됐다. 우리나라로 치면 KT와 비슷하다. 동남아시아 전체로 쳐도 두 번째로 큰 거대사업자로 알려졌다.
TM은 고객들에게 G-CCS 서비스 대가로 3~5달러를 청구할 계획인데 이중 절반인 1.5~2.5달러를 FNSV에 지불하기로 했다. 더불어 TM은 인도에 세운 합작 통신사인 PT VADS를 통해서도 G-CCS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G-CCS 서비스 이용자는 2024년 1억5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약조건에 따른 FNSV 예상매출은 3318억원에 달한다.
FNSV는 어떻게 TM을 사로잡은 걸까. 전 대표는 최고의 타이밍과 기술이 만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선 G-CCS를 현존 최고의 인증솔루션이라 자평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인한다.
국내 인증시장은 지난해 말 폐지되기 전까지 21년간 공인인증서가 의무적으로 사용됐다. 모두가 체감하듯 악명 높았다. 복잡한 패스워드를 요구하고 매년 갱신까지 해야 했다. 그래도 보안성은 높았다. 다른 나라들은 패스워드에 지문인식 등 생체인증 정도만 요구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 방식들 문제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최초 개인정보를 어딘가에 제공하는 것이었다. 서비스제공자는 수없이 많은 정보를 담아두기 위해 서버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서버가 해킹으로 뚫리면 보안체계가 한 번에 무너지는 것도 리스크였다.
G-CCS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이라 인증을 시작할 때 300자가 넘는 일회성 보안키를 생성했다가 인증 이후엔 삭제 된다”며 “패스워드를 요구하지 않아 편하면서 해킹위험까지 없애고, 서비스제공자 유지부담(정보보관)도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전자인증 도입 초기…국내는 자본력 대결 국면
전 대표는 G-CCS 경쟁력에 확신이 있었지만 국내보단 해외를 노렸다. G-CCS를 개발했을 땐 국내선 공인인증서가 의무적으로 사용되고 있던 탓이다. 이에 2018년부터 직접 동남아시아 국가를 돌면서 G-CCS를 홍보하고 다녔다.
마침 말레이시아 정부가 전자인증제도 구축을 시작하려했고, 최대 통신사인 TM이 선봉에 서있었다. G-CCS를 눈여겨본 TM은 2년 동안 검증에 검증을 거친 끝에 2020년 5월 정식계약을 맺게 됐다. 기본 5년 독점 서비스 공급 계약에, 5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는 파격적 조건이었다.
전 대표는 “우리나라는 글로벌적으로 봐도 유독 보안인증(공인인증서 등)에 관심이 많았던 나라”라며 “반면 말레이시아는 2018년 들어서야 전자신분증 제도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가장 필요한 게 인증솔루션이었는데, 저희 것(G-CCS)을 알게 되고 오랜 시간 검증을 거쳐 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TM과 말레이시아 정부는 FNSV와 협력 사실을 우리 정부와 공동으로 알리고 싶어 할 정도로 기술력에 반했다. 외교부를 통해 2019년 말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스타트업 서밋(ASEAN-ROK Startup Summit)’에서 세레머니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 행사는 각국 정상이 모여 스타트업 생태계 교류를 도모하는 자리다. 다만 FNSV에 부담을 줄 있다는 점에서 성사되진 않았다.
해외 진출 선택은 지금도 탁월했다. 국내는 공인인증서 제도가 지난해 말 폐지된 이후 자본력이나 플랫폼을 가진 대기업 위주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술력만으론 진입이 어렵다.
전 대표는 “G-CCS는 국내에서도 경쟁력은 다른 솔루션 대비 우월하다고 본다”며 “다만 국내는 통신사나 포털 사업자들이 본업과 연계한 솔루션으로 규모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에게 사업을 제안하면 M&A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추가 동력도 해외서 찾을 계획이다. FNSV는 동남아시아서 쌓은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독일과 일본, 미얀마,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가 통신사들과 신규 파트너십을 맺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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