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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가 돼버린 르노삼성 납품 거래 [thebell note]

박창현 기자공개 2016-04-15 08:46:45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5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르노삼성과의 거래 자체가 리스크 입니다. 대형 자동차 부품사들이 르노삼성과의 거래를 꺼리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문제죠."

자동차 산업은 대표 국가기간 산업이다. 고용 창출과 생산 유발 효과면에서 타 산업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가 들어선 지역은 자연스럽게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해외에 공장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다. 핵심 협력사들과 동반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게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사들은 한 배를 탄 동지처럼 함께 성장해 나간다. 산업 체인이 더 촘촘해지고 단단해져 궁극적으로는 국가 산업 인프라의 중추가 된다. 중심 축에 이상이 생기면 국가 경제가 흔들린다. 자유무역시대에도 많은 국가들에서 자동차 산업이 유독 보호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부산 유일의 완성차 업체다. 해운과 운송 산업이 주를 이루던 부산 경제에 르노삼성은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1997년 IMF 외환 위기로 르노-닛산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지만 국가 기간 산업 낙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아니 오히려 세계 5대 글로벌 자동차그룹으로 피인수되면서 더 큰 기회를 잡을 것으로 여겨졌다.

르노-닛산그룹 편입 후 15년이 지난 지금, 꿈꿨었던 이상과 르노삼성의 현실은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은 5조 원 매출의 완성차 업체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호흡을 맞추는 대형 자동차 부품사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게스템프카테크 등 핵심 협력사들의 매출 규모는 1000억 원도 채 안된다. 한국델파이 등 매출 1조 원에 육박하는 협력사를 갖추고 있던 한국GM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부산지역 자동차 부품사들은 르노삼성을 외딴 섬으로 표현했다. 거래는 물론 교류도 없다는 말이다. 르노삼성은 경제성을 따질 뿐이다. 르노-닛산그룹 일원인 르노삼성은 주요 핵심 부품을 관계사에서 조달받고 있다. 굳이 부산 자동차 부품사와 대규모 거래를 할 필요가 없다. 실제 르노삼성은 지난해 해외 계열사들로부터 1조 2000억 원 어치의 부품을 수입해 완성차를 만들었다.

역으로 부산지역 자동차 부품사들도 르노삼성과의 거래 자체가 리스크라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정책에 따라 매출 부침이 심하고, 판매 포트폴리오도 쉽게 바뀔수 있기 때문에 거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외국회사라 상황에 따라 언제든 국내 철수가 가능하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르노삼성은 국내 부품사들과 글로벌 르노-닛산 간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시너지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가 기간 산업 주체인 르노삼성에 거는 기대치는 그보다 훨씬 높은 것이 사실이다. 르노삼성은 박동훈 신임 사장 취임과 함께 올해 내수 3위 탈환을 경영 목표로 세웠다. 목표 실행을 위해서라도 그에 걸맞는 기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당장 지난해 프랑스 최대주주에게는 1118억 원을 배당하고도 지역 사회에는 1/1000 수준인 1억 8000만 원을 기부한 것은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다.

올해는 부산 최대 제조업체 르노삼성의 달라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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