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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개발 2세, 반년새 180만주 사들인 배경은 동진건설산업 주담대 연장, 장복만 회장 배우자·삼남 지분 매입

성상우 기자공개 2023-05-16 07:53:26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개발 오너 2세들이 최근 계열사 및 특수관계자를 동원해 동원개발 주식 보유량을 대폭 늘렸다. 주요 계열사인 동진건설산업이 맺고있는 주식담보대출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차원이다.

시장에선 동원개발 2세간의 지분 매입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주가 하락 국면이 이어지면서 담보가치 보강 필요성이 생긴 동시에 지분 매입 기회도 함께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원개발 창업자 장복만 회장과 특별관계자들이 최근 보유 주식수를 91만2000주 늘리면서 최대주주 측 지분이 5719만5141주가 됐다.

최대주주 측의 지분 늘리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너 2세를 비롯해 관계사 법인까지 총 7인의 특별관계자가 동원돼 지난해 9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총 184만5000주 규모의 동원개발 주식 매수가 이뤄졌다. 이에 최대주주 측 보유 주식수는 지난해 5500만주 규모에서 한동안 큰 변화가 없다가 최근 5700만주를 넘어섰다.

갑작스러운 지분 매집이 이뤄진 배경엔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작용했다. 동원개발의 3대주주이자 최대주주 측 특별관계자로 묶여있는 동진건설산업이 대신증권과 맺고 있는 계약이다. 동진건설산업은 대신증권으로부터 이자율 6%에 170억원을 빌리면서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 중이다. 대출 기간을 연장하면서 지분 담보가치 보강을 요청받은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액은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250억원 규모였으나 차츰 줄어들면서 최근 170억원 규모로 줄었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지분가치 하락 및 계약기간 연장과 맞물려 일부 상환이 이뤄졌다.

지분 집중 매집이 일어난 지난해 9월은 동원개발 주가 하락세가 본격화된 시기와도 맞물린다. 지난해 9월 당시 주가는 2년여만에 처음으로 3300~3400원 구간 밑으로 떨어졌다. 수 년만에 처음으로 오너 일가의 수십만주 규모 지분 매입이 일어난 시점이기도 하다.

주가는 이후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현재는 3500원 위로 올라선 뒤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주가가 3300~3400원 아래로 내려가는 분기점마다 대량 매집이 이뤄진 걸로 봐서 이 가격대가 마진콜이 이뤄지는 경계선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주주 일가의 주식 매수가 주가 방어와 주담대 계약 연장 등 여러 가지 문제와 동시에 맞물려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수의 최대주주 특별관계자들이 일제히 나서 지분 매집에 동원됐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이뤄진 세 번의 지분 매입에 총 7명의 주주가 참여했다. 여기에 창업자 장복만 회장을 비롯해 배우자 황정련씨와 장남 장호익 부회장, 차남 장재익 남양개발 대표가 포함돼 있다. 이 기간 장 회장과 그 일가는 10만~40만주 규모의 동원개발 주식을 자기자금으로 매수했다.

최대주주 특별관계법인이자 오너2세들의 개인 회사이기도 한 동원제일저축은행과 세명종합개발, 동원종합물산도 지분 매입에 참여했다. 동원제일저축은행은 삼남 장창익 동원해사랑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지분 매집에 나서 30만주 가까이 사들였다.

동원제일저축은행은 동진건설산업과 함께 차남이 지배하는 관계사로 분류된다. 동진건설산업 최대주주인 디더블유디를 삼남 장창익 대표가 100% 지분율로 지배하고 있다.

세명종합개발과 동원종합물산은 장남 장호익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법인등기를 보면 동원종합물산에는 장호익 대표와 그의 배우자인 이승진씨가 각각 감사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세명종합개발에도 장호익 대표와 혈족으로 추정되는 장재복씨가 각각 사내이사와 감사로 등재돼 있다. 두 법인은 지난해 9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90만주 가량의 지분을 매입했다.

그동안 동원개발 경영권 및 지분 상속 과정에서 가장 존재감이 작았던 차남 장재익 대표 역시 이번에 주식 10만주를 매입했다. 부진한 주가를 기회삼아 그룹 핵심인 동원개발 지분을 늘리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최근 상황만 보면 동원개발의 경영권 상속자는 장남인 장호익 부회장으로 어느 정도 굳혀진 양상이다. 개인 및 배우자 소유 주식과 본인 지배 회사(동원주택, 세명종합개발, 동원종합물산)를 통해 확보한 지분율이 50%를 넘겼다. 동원개발의 사실상 지배자다. 2세 중 유일하게 동원개발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경영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아직 지분구조가 말끔히 정리된 상황은 아니다. 삼남 장창익 대표의 존재감도 작지 않은 편이다. 그가 지배하고 있는 동진건설산업과 동원제일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동원개발 지분은 최근 10%를 넘겼다.

이에 대해 동원개발 "관계사 동진건설산업이 동원개발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게 금리상 유리한 측면이 있어 기간을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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