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글로벌 시장 맞춤 전략 통했다 차량 가격 인상해 판매량 감소에도 영업이익 급증… 2분기 판관비 절감 노력에 주목
강용규 기자공개 2022-04-27 08:29:54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6일 13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가 1분기 완성차 판매대수 감소에도 오히려 큰 폭의 이익 개선을 이뤄냈다. 판매가격 인상과 인센티브(판매촉진비) 하향, 판매 차질 지역의 부품 배분 조정 등 유연한 판매전략이 들어맞은 것으로 분석된다.기아는 2022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8조3572억원, 영업이익 1조6065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49.2%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실적 신기록이다.
1분기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기아는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마주한 공급망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를 비교적 잘 방어해낸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러시아에서 판매량이 34.8% 감소하면서 글로벌 판매량도 6.1% 줄었지만 이 기간 글로벌 점유율은 오히려 3.6%에서 3.8%로 높아졌다.
이는 서유럽(3.7%→5.3%), 미국(4.1%→4.6%), 인도(5.8%→6.5%), 국내(30.7%→33.7%) 등 주요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기반을 둔다. 특히 서유럽과 인도에서는 판매대수가 각각 11만4000대에서 14만5000대, 5만5000대에서 6만대로 늘어나기도 했다.
주우정 기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러시아 물량 차질로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을 다른 지역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다른 지역에서 러시아 부진을 만회하고 있으며 완성차 1대당 손익 관점에서는 긍정적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생산 차질이 역설적으로 기아에게는 실적 개선의 기회가 된 것으로도 파악된다. 기아의 영업이익 증감 내역을 살펴보면 1분기 판매 감소와 재료비 영향 등 부정적 요인이 긍정적 환율효과에 상쇄된 가운데 가격 인상과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영업이익 상승분과 비슷한 5300억원가량의 이익을 창출했다. 차량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에서 판매 수익성을 높였다는 뜻이다.
기아 관계자는 “차종별 목표 수익률을 상향하고 인센티브를 큰 폭으로 축소하는 등 ‘제값받기’ 가격 정책을 펼친 결과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가격 상승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기아는 2분기에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조달의 어려움은 다소 완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원재료비 부담도 커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아는 1분기 재고 부품의 리드타임(생산주기)이 끝나 2분기부터는 부품비용에 철강 등 원재료의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다.
다만 2분기는 드라이빙 시즌과 맞물리는 완성차업계의 전통적 성수기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 상황이 유지된다면 기아는 1분기와 마찬가지로 러시아향 부품의 타 지역 배분이나 차량 가격 인상을 통한 이익 창출 전략을 지속 구사할 수 있다.
판매관리비 절감 노력으로 원재료비 부담 확대에 따른 매출원가율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을지도 2분기 호실적을 이어가는 데 있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기아는 최근 2021년 4분기를 제외하면 판매관리비를 전년 동기 대비 절감해왔다.
신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가 최근 판매관리비 비율을 매출 대비 10% 수준에서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분기에도 8%대 영업이익률을 지속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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