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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펀드의 모든 것'을 분석한다 [판매사 펀드 라인업 분석] 임정미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부장

김슬기 기자공개 2017-04-26 09:31:52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4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 회사는 '자산관리의 꽃'이 펀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별도로 펀드를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어 내부적으로 펀드에 대한 분석,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새 펀드를 가져오는 일, 펀드에 대한 사후관리까지 하고 있다. 우리가 '펀드에 대한 모든 것'을 제대로 현장에 제공할 때 프라이빗 뱅커(PB)들의 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투자증권 임정미 펀드분석부장
한국투자증권은 타사에 없는 조직을 가지고 있다. 바로 펀드만 전담해서 분석하는 펀드분석부다. 지난 2014년에 만들어진 이 조직에 올 초 새 바람이 불었다. 오랜 기간 일반 지점에서 PB로 활동했던 임정미 펀드분석부장(사진)이 부서장을 맡게 되면서 현장과의 밀접성이 더해졌다. 리테일 그룹을 담당하고 있는 정일문 부사장은 "현장에서 상품을 팔아본 사람이 본사에 있어야 현장을 더 잘 지원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상품부서에 그를 보냈다.

그는 1981년 옛 한국투자신탁으로 입사한 이후 36년 째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는 "아무리 영업을 오래했다지만 상품의 구조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배워야 할 게 너무나 많다"며 "현장에 있는 PB들이 고객들에게 상담을 할 때나, 상품을 선택할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자료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전체 클래스 펀드 기준으로 총 2044개(2월 1일 기준)의 펀드를 가지고 있다. 증권사 내에서도 펀드 라인업 상위 5개사에 속하는 하우스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해외펀드는 1006개, 퇴직연금펀드 141개, 연금저축펀드는 356개를 펀드 가판대에 올려두고 있다. 펀드의 종류는 총 904개를 보유하고 있다.

◇사전 인터뷰 질문만 50여 가지…검증에 검증, 거듭한다

펀드분석부는 한국투자증권 내 상품전략본부에 속해있다. 현재 해당 부서에는 임정미 부서장을 포함해 총 1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다른 판매사에 비해 관련 인력이 많은 편에 속하지만 추가적으로 1~2명 정도를 더 채용할 계획이다. 점점 시장 내에서 펀드 상품이 많아지고 있고, 구조가 날로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

한국투자증권의 펀드라인업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펀드분석부의 심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특히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펀드일 경우에는 분석하는 데에만 2~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그는 "새 상품은 새로운 투자기회를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알지 못하는 리스크를 발생시킬수도 있다"며 "상품성이 아무리 좋아도 영업점에서 설명하기 어려워 불완전 판매 이슈가 발생할 여지가 생기면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있던 유형의 펀드의 경우 동종유형 내 수익률 순위, 펀드 사이즈, 현금유출입 등을 정량평가하고 펀드 매니저의 운용철학이나 트랙레코드, 운용사의 시스템 등도 정성평가를 진행한다. 이런 내용들을 모두 총망라해 펀드분석부에서 상품검토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검토보고서가 만들어지면 상품선정위원회가 열린다. 상품선정위원회에는 상품전략본부장, 펀드분석부장, 상품전략부장, 리스크부서장, WM전략부장 등 총 7명의 책임자가 들어가 라인업에 올릴지 말지 여부를 결정한다. 전원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판매가 어렵다.

펀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어도 끊임없이 검증한다. 펀드분석부는 펀드의 사후관리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펀드에 관련된 보고서를 낸다. 최근 수익률 변동성이 크거나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과 관련된 펀드들의 경우 '펀드 코멘트'라고 해서 간단한 펀드매니저 코멘트 내용과 펀드 변동 내용 등을 기재하는 보고서가 나간다. '펀드 이슈' 보고서는 동종유형의 펀드별 차이점과 성과 등을 담았다. 이 밖에도 주기적으로 주간보고서와 월별보고서가 나온다.

펀드분석부에서도 가장 신경쓰는 보고서는 펀드분석보고서다. 내부적으로 어떤 펀드에 대해 분석해야겠다는 판단이 서면 운용사에 연락을 한다. 사전질문을 50개 정도를 보내 답변을 받은 이후 펀드 매니저 인터뷰를 진행한다. 한 사람의 개인적인 판단이 크게 작용하지 않도록 인터뷰할 때는 복수의 직원이 나간다. 이 때 사전답변서와 실제 인터뷰 사이의 괴리를 보면서 운용철학이 잘 유지가 되고 있는지, 운용사의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확인한다. 분석에는 총 두 달에서 세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전 세계 곳곳의 '화이트 라벨' 찾는다

펀드분석부의 또다른 중요한 기능은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해외 펀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이다. 그는 "펀드분석부에서는 '화이트 라벨링(White labeling)'이라고 해서 알려지지 않은 해외 운용사의 상품을 들여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트 라벨링은 기존에 있던 브랜드 상품을 자사의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와 올해 펀드분석부는 해외펀드를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연기금과 기관자금 전문 운용사인 웰링턴자산운용과 협업해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내놨다. 이 펀드는 세계 3000여 개 기업 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60~90개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다. 5월 출시 이후 누적수익률은 4.98%이며 순자산 규모(운용펀드 기준)는 97억 원이다.

올해 2월에 출시된 펀드로는 '한국투자SSGA글로벌저변동성증권자투자신탁(주식)'이 있다. 출시된지는 얼마 안 됐으나 누적수익률 1.96%를 나타내고 있고 순자산 규모는 2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펀드는 시장 변동성이 크거나 하락기에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저베타 주식에 투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올해에도 해외 운용사 2~3곳과 상품출시를 논의하고 있다"며 "당장 상품을 출시한다고 해서 펀드 규모가 커지지는 않겠지만 한국투자증권 내에서 상품이 없어서 펀드를 못 파는 경우는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명쾌했다. 그는 "고객들은 어린아이와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아이들이 나에게 웃어줄 때는 행복하지만 원하는 걸 주지않으면 바로 울어버려 당황하게 된다"며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펀드분석부의 역할이 더욱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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